두바이 국제공항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 본사. 이곳에서 UAE의 석유 산업 미래가 설계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24년 UAE 석유 생산 및 수출 현황에 따르면, UAE는 원유 생산량을 유지하면서도 정제 시설과 석유화학 분야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UAE의 원유 부존량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원유를 뽑아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부가가치가 높은 정제유와 석유화학 제품으로 전환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네옴시티 같은 미래도시 프로젝트에 올인하는 것과 달리, UAE는 기존 석유 산업의 고도화와 신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 아부다비는 석유화학 단지를 확장하고, 두바이는 금융과 관광 허브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UAE 경제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GDP의 약 30%, 수출의 40%, 정부 재정수입의 50%가 석유 부문에서 나온다. 2030년까지 비석유 부문 비중을 7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 추세로는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리스크도 여전하다. 2020년 코로나19로 유가가 폭락했을 때 UAE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6.1%를 기록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되는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석유 수요 정점이 언제 올지도 불확실하다.
중동 산유국들 사이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람코를 통해 해외 정제 시설 인수를 늘리고 있고, 카타르는 천연가스 생산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쿠웨이트와 이라크도 원유 생산 능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UAE의 선택은 명확해 보인다. 석유가 있는 동안 최대한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그 수익으로 미래 산업을 키우는 것이다.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된다면, UAE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