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벤처캐피털 6곳이 문을 닫았는데, 정작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정부 펀드는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곳은 늘어나지만 구조조정으로 회생할 기업은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8월 21일까지 집계한 결과, 2024년 들어 중소벤처기업부에 등록 말소된 벤처캐피털은 6곳에 달한다. 대부분 운용자산(AUM) 규모가 작은 중소형 운용사들이다. 코로나19 시기 늘어난 유동성에 힘입어 설립됐다가, 금리 인상과 투자 한파를 견디지 못한 사례가 많다.
반면 정부가 조성한 기업구조혁신펀드는 투자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펀드는 약정총액의 60% 이상을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데, 앵커 투자자로 나설 곳이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밖에 없다는 게 업계 평가다. 민간 투자자들이 구조조정 기업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VC업계 구조조정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2023년 신규 벤처투자 금액은 6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 투자 건수도 2022년 3788건에서 2023년 2954건으로 줄었다. 특히 시리즈A 이상 후속 투자가 크게 위축됐다.
구조조정 시장의 미스매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퇴출 압력을 받는 기업은 많지만, 투자 가치가 있는 구조조정 대상을 찾기는 어렵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부실기업 정리는 시장 기능에 맡기되, 회생 가능성 있는 기업은 선별 지원한다"는 원칙을 밝혔지만, 그 경계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최근 전환사채를 발행한 캔버스엔의 경우, 부채총계가 229억원으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부실징후 기업에 해당할 수 있다. 하지만 70억원 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아직 시장 신뢰를 완전히 잃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구조조정 펀드가 제 역할을 하려면 투자 대상 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너무 건전한 기업은 구조조정이 필요 없고, 너무 부실한 기업은 회생이 불가능하다"며 "그 중간 영역을 넓혀야 펀드가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