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포스코 노동자들이 파업 직전까지 갔을까. 철강 산업이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리는 가운데, 임금 인상과 단체협약 개정을 둘러싼 갈등이 터져 나왔다.
9월 셋째 주, 포스코 노사가 교섭 테이블로 돌아가기로 했다. 노동조합은 파업 준비에 들어갔다가 일단 발을 뺐다. 회사 측이 대화 재개 의사를 밝히면서다. 그러나 양측이 원하는 것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지난 8월부터 이어진 교섭은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지급 방식을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노조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임금 보전을 요구했고, 회사는 글로벌 철강 시장 침체를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특히 중국 철강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회사 측은 '고통 분담'을 강조했다.
한국 제조업 노사 갈등의 전형적인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2022년 현대차 노조가 8년 만에 파업했을 때도, 2023년 삼성전자 노조가 처음으로 파업에 나섰을 때도 비슷했다. 기업은 글로벌 경쟁을 이야기하고, 노동자는 생활비 상승을 이야기한다.
포스코의 경우 더 복잡한 맥락이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철강 산업 구조조정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포항과 광양 제철소의 고로 감축 논의가 진행 중이고, 이는 곧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노조가 단체협약에서 고용 안정 조항을 강화하려는 이유다.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인수되면서 1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이 현실화됐던 사례가 아직 생생하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10년 넘게 복직 투쟁을 벌인 역사도 있다. 한국 노동자들에게 구조조정은 곧 생존의 문제다.
이번 주 중 재개될 교섭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사 양측이 '급한 불'은 껐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시각차는 그대로다. 포스코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모든 산업에서 비슷한 갈등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어디에 있나. 노사 자율에 맡긴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주체가 정부라는 점에서 모순적이다. 독일이나 스웨덴처럼 정부-기업-노조가 함께 산업 전환을 논의하는 사회적 대화 모델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포스코 노사가 이번에는 파업 없이 타결점을 찾을 수 있을까. 그보다 중요한 질문이 있다. 한국 사회는 산업 전환기에 노동자들의 불안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 한, 포스코 같은 갈등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