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뮈니케에너지·산업

UAE 원유 수출 늘어도 산업 다각화 속도내는 이유

맥락UAE 2024년 원유 생산 증가하며 산업 다각화 동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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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 국제석유박람회(ADIPEC)가 열리는 전시장에는 석유 굴착 장비와 AI 솔루션이 나란히 전시된다. 중동 산유국들이 '탈석유' 카드를 꺼내든 지 오래지만, UAE의 행보는 특히 눈에 띈다. 석유 생산을 늘리면서 동시에 새로운 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는 '두 토끼 잡기'에 나섰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UAE의 2024년 원유 생산량은 전년보다 증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기조를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UAE는 오히려 생산 시설을 확충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를 오가는 상황에서 수익 극대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UAE 정부는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전통적인 인프라 투자가 아닌 신산업에 쏟아붓고 있다. 인공지능, 우주항공, 신재생에너지가 대표적이다. 아부다비는 42억 달러 규모의 AI 투자 펀드를 조성했고, 두바이는 화성 탐사 프로젝트에 2억 달러를 투입했다.

이웃 산유국들의 선택은 갈린다. 사우디는 네옴시티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에 올인하는 반면, 쿠웨이트와 카타르는 여전히 석유·가스 의존도가 90%를 넘는다. UAE만이 기존 산업과 신산업을 동시에 키우는 전략을 택했다.

UAE 석유 산업의 고도화도 주목할 만하다. 단순 원유 수출에서 벗어나 정유, 석유화학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는 최근 130억 달러를 들여 정유 시설을 증설했다. 원유를 그대로 파는 것보다 가공해서 팔 때 마진이 2~3배 높다는 계산이다.

한국 기업들에게는 기회와 도전이 공존한다. UAE가 산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한국의 IT, 제조업 기술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 삼성과 LG는 UAE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반면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UAE 기업들이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중동산 제품과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UAE의 실험이 성공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석유 의존도를 줄이겠다면서도 여전히 GDP의 30%를 석유가 차지한다. 신산업 투자가 실제 일자리와 부가가치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석유를 팔아 탈석유를 준비한다'는 UAE의 전략은 다른 자원 부국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한국처럼 자원이 부족한 나라도 산업 전환의 속도와 방향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