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육아지원 제도 개편에 나섰을까. 저출생 위기가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답은 육아휴직 급여 인상이다. 9월 26일 국회를 통과한 육아지원 3법은 6월 19일 발표한 저출생 대책의 후속 조치다. 핵심은 돈이다. 육아휴직 급여를 현실화해 부모들이 경력 단절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개정안의 뼈대는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 인상이다. 현재 월 150만원인 상한액이 단계적으로 오른다. 첫 3개월은 250만원, 이후 6개월은 200만원, 나머지 기간은 160만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통상임금의 80%를 보장하는 원칙은 그대로다. 평균 월급 312만원을 받는 직장인이라면 첫 3개월간 250만원을 온전히 받을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추진되는 다른 지원책들과 비교하면 이번 개편의 의미가 더 선명해진다. 지난해 시작된 부모급여는 만 0세 월 100만원, 만 1세 월 50만원을 지급한다. 하지만 이는 육아휴직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부모가 받는 보편 지원금이다. 반면 육아휴직 급여는 직장을 다니며 고용보험료를 낸 부모만 받을 수 있다. 양육수당(월 10~20만원)은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는 가정에 지급되는데, 부모급여 도입 이후 사실상 의미가 퇴색됐다.
실제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2023년 기준 육아휴직 사용자는 13만 1천명이다. 전체 출생아 수 23만명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임금근로자만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프리랜서나 자영업자 부모는 여전히 제도 밖에 머문다. 특히 출산 전후 경력단절로 고용보험 가입 이력이 끊긴 여성들은 아예 신청 자격조차 없다.
정부가 육아휴직 급여 인상에 나선 배경에는 OECD 국가들과의 비교가 있다. 한국의 육아휴직 급여 소득대체율은 44.6%로 OECD 평균 61.8%에 한참 못 미친다. 스웨덴(77.6%), 독일(65%), 일본(67%)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 벌어진다. 이번 개편으로 소득대체율이 60% 수준으로 오르면 OECD 평균에 근접하게 된다.
남은 질문은 명확하다. 급여를 올린다고 육아휴직 사용이 늘어날까. 중소기업에서는 여전히 육아휴직이 '눈치 보는 제도'로 남아있다. 대체인력 지원이나 복귀 보장 같은 실질적 대책 없이는 급여 인상만으로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350만명의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 부모들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사람'과 '쓸 수 없는 사람'의 격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 저출생 대책의 실효성은 결국 이 질문에 대한 답에 달려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