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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학교 비정규직 1만 명이 파업권을 쥔 진짜 이유

맥락울산 학교 비정규직 1만명 파업권 확보, 11월 총파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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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울산 학교에서 일하는 조리원, 교무실무원, 특수교육지도사들이 지금 파업권을 손에 쥐었을까. 1년 5개월째 계속되는 교섭이 결렬되고 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을 포기하면서, 울산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1만여 명이 내달 총파업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문제의 핵심은 '시간제 일자리'다. 울산시교육청과 노동자들은 2023년 10월부터 31차례나 마주 앉았지만, 하루 4시간만 일하도록 쪼개진 일자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노동자들은 전일제 전환을 요구했고, 교육청은 예산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시간제 비정규직 문제는 울산만의 일이 아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학교 비정규직이 파업권을 확보한 곳은 올해 들어서만 5곳에 이른다. 경기도는 지난해 11월 파업을 벌였고, 충남은 올 3월 전면파업 직전까지 갔다가 극적으로 타결됐다. 공통분모는 모두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이다.

학교 비정규직이라고 하면 급식 조리원을 먼저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직종이 50개가 넘는다. 과학실험 준비를 돕는 과학실무원부터 도서관 사서, 돌봄전담사, 행정실무원까지 학교 운영의 상당 부분을 이들이 맡고 있다. 문제는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 교직원과 임금 차이가 크고, 방학 중에는 무급휴직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울산의 경우 특히 시간제 비율이 높다는 점이 쟁점이다. 하루 8시간이 아닌 4~6시간만 일하는 시간제 노동자들은 4대보험 혜택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월 급여가 100만 원을 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교육청은 "한정된 예산으로 더 많은 인력을 쓰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지만, 노동자들은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일자리"라고 반박한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학교 현장은 즉각 타격을 받는다. 급식이 중단되고, 돌봄교실이 문을 닫으며,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수업 지원이 끊긴다. 지난해 경기도 파업 때는 일부 학교가 단축수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결국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간다.

그럼에도 학교 비정규직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구조적이다. 교육청은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교부금으로 인건비를 충당하는데, 비정규직 정규직화나 처우 개선에 쓸 추가 예산은 따로 배정되지 않는다. 게다가 학령인구 감소로 교부금 자체가 줄어들 전망이어서 교육청으로서는 인건비 증액이 부담스럽다.

하지만 학교 비정규직 없이는 학교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코로나19 시기 긴급돌봄을 누가 맡았는지, 매일 급식을 누가 준비하는지를 생각해보면 답은 명확하다. 울산의 파업 예고는 전국의 다른 지역으로 번질 신호탄일 수 있다. 교육 현장의 필수 인력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가. 이 질문은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