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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조원 소비쿠폰 풀었지만 카드 사용액 4.1% 증가 그쳐… 내수 부양책 한계 드러나

맥락작년 13조원 소비쿠폰 지급했으나 카드사용액 증가율 4.1%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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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가 전 국민 소비쿠폰으로 13조원을 풀었지만 상반기 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4.1%에 그쳤다. 2022년 같은 기간 증가율 10.8%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민생회복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실제 소비 진작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2023년 초부터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을 지원한다며 소비쿠폰 정책을 추진했다. 지역사랑상품권, 온누리상품권, 문화누리카드 등 다양한 형태로 지급했고, 사용처도 전통시장부터 대형마트까지 폭넓게 설정했다. 특히 소상공인 매출 증대를 위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사용 시 할인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유도했다.

하지만 실제 카드 사용 데이터를 보면 이런 정책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합친 전체 사용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소비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비슷한 정책을 시행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도 효과가 미흡하다. 일본은 2020년 전 국민에게 10만엔씩 지급했을 때 소비 증가율이 8%를 넘었고, 미국도 팬데믹 기간 현금 지원 후 소매판매가 두 자릿수 증가했다. 한국의 소비쿠폰 정책이 현금 지급보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소비쿠폰이 기존 소비를 대체하는 효과가 크다고 분석한다. 어차피 써야 할 생활비를 쿠폰으로 대신 지불하고, 남은 현금은 저축하거나 부채 상환에 쓴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계대출 증가율이 2023년 상반기 둔화한 것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정부는 올해도 설 명절을 앞두고 민생안정 대책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단순히 돈을 푸는 방식보다는 구조적인 소득 증대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처우 개선, 자영업자 지원 강화 등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일시적 지원금으로 내수를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3조원이라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도 카드 사용액이 4.1% 증가에 그친 것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가계부채 1,900조원, 자영업자 700만명, 청년 실업률 7.2% 등 고질적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아무리 많은 소비쿠폰을 뿌려도 내수 회복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