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지금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K-펫푸드에 주목할까. 압타머사이언스가 미국 펫푸드 기업 츌립을 인수하면서 북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특히 이 회사 제품이 코스트코 매장에서 팔린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츌립은 올해 1월 캘리포니아에서 한국인 수의사가 창업한 회사다. 반려동물 건강을 고민하던 수의사가 직접 만든 제품이 불과 10개월 만에 미국 주요 유통망에 진입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이런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인수를 결정했다.
미국 펫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470억 달러(약 200조원)에 달한다. 한국(8조원)의 25배 수준이다. 특히 프리미엄 펫푸드 시장이 연평균 8.5%씩 성장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사료보다 비싼 '휴먼 그레이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이번 인수로 연간 매출이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코스트코는 미국 내 600개 매장에 5천만 명 이상의 유료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단일 제품이 코스트코 진입장벽을 넘는다는 것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한국 기업들의 펫 산업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상은 지난해 미국 펫푸드 브랜드를 인수했고, CJ제일제당도 동물 사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식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다만 현지 규제와 유통망 확보는 여전히 과제다. 미국은 주마다 펫푸드 관련 규정이 다르고, 대형 유통업체 입점 조건도 까다롭다. 압타머사이언스가 현지 기업 인수를 선택한 것도 이런 진입장벽을 빠르게 넘기 위해서다.
시장에서는 K-뷰티, K-푸드에 이어 K-펫케어가 새로운 수출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의 발효 기술이나 기능성 원료 개발 능력이 펫푸드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산균이나 한방 재료를 활용한 제품들이 해외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진짜 경쟁은 이제부터다. 네슬레, 마스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펫푸드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도 프리미엄 제품 라인을 강화하며 신규 진입자들을 견제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틈새시장을 넘어 주류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