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뮈니케경제·소비

소비 심리가 이란 사태로 급락했는데, 온라인 플랫폼 거래액은 150% 급증했다

맥락10월 소비자심리지수 계엄 이후 최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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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불안이 커지면 소비가 위축될 거란 예상과 달리, 온라인 시장은 오히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가 계엄 이후 최대 폭으로 떨어졌지만, 같은 시기 무신사 같은 온라인 플랫폼의 거래액은 전년보다 150% 넘게 늘었다.

이란 정세 불안이 본격화한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매달 2,500가구를 조사해 만드는 이 지수가 100을 밑돌면 소비 심리가 장기 평균(2003~2024년)보다 비관적이란 뜻이다. 특히 소비지출전망 지수는 111로 집계됐는데, 앞으로 돈을 덜 쓰겠다는 가구가 늘었다는 신호다.

그런데 실제 소비 현장에선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무신사가 공개한 2023년 1~11월 누적 거래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0% 이상 뛰었다. 패션 플랫폼 하나만의 특수한 사례가 아니다. 쿠팡, 네이버 쇼핑 등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도 비슷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왜 심리 지표와 실제 소비가 엇갈릴까. 전문가들은 '불안할수록 온라인으로 몰린다'는 소비 행태 변화를 주목한다. 오프라인 매장 방문은 줄이면서도, 모바일로 필요한 물건을 사는 건 오히려 늘었다. 특히 20~30대는 경제 불안을 느끼면서도 '작은 사치'를 포기하지 않는다. 명품 대신 중저가 패션, 해외여행 대신 국내 호캉스로 소비 방식만 바꿀 뿐이다.

한국은행 지수가 전화 설문으로 수집한 '느낌'을 측정한다면, 플랫폼 거래액은 실제 지갑을 연 '행동'을 보여준다. 2003년부터 써온 소비심리지수 측정 방식이 모바일 쇼핑 시대의 소비 패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여전히 소비심리지수를 주요 경제 지표로 활용한다. 금리 인상이나 부양책을 결정할 때도 이 지수를 참고한다. 하지만 실제 소비가 온라인으로 급속히 이동하는 상황에서, 20년 전 방식으로 측정한 심리 지표만 보고 정책을 짜는 게 맞는지 되묻게 한다.

이란 사태 같은 국제 불안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중요한 건 소비자들이 '불안하다'고 답하면서도 실제론 계속 돈을 쓴다는 사실이다. 다만 쓰는 방식과 채널이 완전히 바뀌었을 뿐이다. 경제 정책도 이런 변화를 따라잡아야 한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