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뮈니케교통정책

서울시 버스에 2조원 쏟아부었지만 시민은 30분 더 기다린다

맥락서울시 버스준공영제 재정지원 증가에도 실제 운행 감소 실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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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버스준공영제에 쏟아붓는 돈은 2019년 3,089억원에서 올해 4,200억원으로 36% 늘었다. 하지만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은 오히려 길어졌다. 버스 노선은 365개에서 354개로 줄었고, 운행 횟수도 하루 7만 8천회에서 7만 3천회로 감소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대중교통에 재정을 투입하는 건 시민 이동권 보장이라는 명분 때문이다. 서울시는 2004년 버스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시민 누구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권리"를 내세웠다. 20년이 지난 지금, 재정 지원은 계속 늘지만 실제 서비스는 뒷걸음질치고 있다.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구시도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대구시는 버스 노선을 늘리고 정류장을 확충했지만, 총 운행거리는 2019년 1억 2천만km에서 2023년 1억 1천만km로 줄었다. 겉으로는 확대, 속으로는 축소라는 역설이 전국에서 반복되고 있다.

버스준공영제는 민간 버스회사가 운영하되 적자를 지자체가 보전하는 방식이다. 버스회사는 손실 걱정 없이 운영할 수 있고, 지자체는 노선 조정권을 갖는다. 이론상으로는 공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버스회사들은 적자 보전에 안주하면서 운행 효율을 높일 유인을 잃었다. 지자체는 늘어나는 재정 부담에 운행 횟수를 줄이는 선택을 했다. 결과적으로 시민들만 피해를 보는 구조가 고착됐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고령화로 대중교통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지만, 지자체 재정은 갈수록 팍팍해진다. 서울시 버스 지원금은 2030년 5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처럼 돈만 늘리고 서비스는 줄이는 방식으론 지속가능하지 않다.

준공영제 개편 논의가 시작됐지만 속도는 더디다. 버스회사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인센티브 도입, 노선 재편을 통한 중복 해소, 수요 응답형 교통수단 도입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행은 쉽지 않다.

시민들은 묻는다. 왜 세금은 더 내는데 버스는 덜 다니는가. 2조원이면 시민 1인당 20만원씩 나눠줘도 되는 돈이다. 그 돈으로 정작 버스는 30분에 한 대씩 온다. 숫자가 말해주는 준공영제의 민낯이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