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뮈니케교통·도시

버스 지원금은 늘었는데 시민들은 왜 더 불편해졌나

맥락서울·대구 버스 준공영제 재정지원 급증에도 서비스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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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대구에서 버스 준공영제 재정지원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이 체감하는 서비스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노선은 줄고 배차간격은 길어졌으며, 운행거리도 감소했다. 늘어난 예산은 어디로 갔을까.

서울시가 버스회사에 지급하는 재정지원금은 올해 5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19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버스 노선 수는 365개에서 340개 수준으로 줄었고, 실제 운행거리도 감소했다. 돈은 더 쓰면서 서비스는 축소된 셈이다.

대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는 노선 수와 정류장 수를 늘렸다고 발표했지만, 총 운행거리는 오히려 줄었다. 배차간격이 길어지면서 시민들의 대기시간은 늘어났다. 준공영제 도입 이후 매년 수백억원씩 지원금을 투입했지만, 실질적인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준공영제는 민간 버스회사가 운영하되, 적자를 지자체가 보전하는 방식이다. 안정적인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2004년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됐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재정 부담만 커지고 서비스는 제자리걸음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문제는 지원금 산정 방식에 있다. 버스회사는 운행거리에 따라 지원금을 받는데, 효율성을 높일 유인이 없다. 승객이 적은 노선을 줄이거나 배차를 조정해도 수익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버스회사는 비용 절감에만 집중하고, 서비스 질은 뒷전이 됐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각종 재정지원 정책들도 비슷한 한계를 보인다. 작년 13조원 규모의 전국민 소비쿠폰을 뿌렸지만, 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4.1%에 그쳤다. 돈을 쓰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지자체들은 준공영제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 단순히 운행거리가 아닌 서비스 질을 평가해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시민 만족도나 정시 운행률 같은 지표를 반영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버스업계 반발과 평가 기준 마련의 어려움으로 진전이 더디다.

결국 핵심은 '얼마를 지원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지원하느냐'다. 성과와 연계되지 않은 지원금은 도덕적 해이만 키울 뿐이다. 버스 준공영제뿐 아니라 모든 재정지원 정책이 새겨들어야 할 교훈이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