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 비율이 23.7%로 집계됐다. 4명 중 1명이 채 안 되는 수준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건 신규채용 인력의 33%가 여성이라는 점이다. 3명 중 1명꼴로 여성이 새로 과학기술계에 진입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이 지난해 6~9월 실시한 '2024년도 여성과학기술인력 활용 실태조사'에서 나온 숫자다. 전체 과학기술 연구개발 인력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년보다 0.5%포인트 늘었다.
문제는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 비율이 뚝 떨어진다는 점이다. 리더급 위치에 있는 여성 과학기술인은 10%대에 머물렀다. 신규채용에서 33%를 차지하는 여성들이 중간관리자를 넘어 고위직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대부분 사라진다는 의미다.
OECD 주요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격차는 더 선명해진다. OECD 평균 여성 연구원 비율은 33.8%로 한국보다 10%포인트 높다. 특히 북유럽 국가들은 40%대에 이른다. 한국은 일본(17.5%)보다는 높지만, 여전히 하위권이다.
정부는 2022년부터 여성 과학기술인 육성 정책을 강화했다. 출산·육아 지원금을 늘리고, 경력단절 예방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실제로 신규채용 비율이 높아진 건 이런 정책의 영향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다. 과학기술계의 장시간 실험 문화, 남성 중심적 네트워크, 육아와 연구를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이 바뀌지 않았다. 한 여성 과학자는 "신입 때는 성별 차이를 못 느끼지만, 30대 중반이 되면 승진에서 밀리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10년이 관건이다. 지금 33%씩 채용되는 여성들이 중견 연구원이 되는 시기다. 이들이 경력을 이어가느냐, 중도에 떠나느냐에 따라 한국 과학기술계의 성별 균형이 결정된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34년 여성 비율은 3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리더급 비율이 20%를 넘으려면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