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뮈니케기술/AI

애플이 AI 시장에서 톨게이트를 세운다

맥락애플이 AI 통행세로 수익 모델 구축, 오픈AI는 기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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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애플파크에서 팀 쿡이 무대에 올라 새로운 AI 기능을 시연할 때마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은 긴장한다. 애플이 AI 경쟁에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던 2024년, 이 회사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AI 시장에 진입했다.

애플은 자체 AI 모델 개발 대신 '플랫폼 제공자' 역할을 선택했다. 아이폰 운영체제에 AI 기능을 통합하면서, 외부 AI 기업들이 애플 기기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수수료를 내도록 만들었다. 사진 검색부터 텍스트 요약까지, 일상적인 AI 기능들이 iOS 전반에 스며들었지만, 이 기능들을 구동하는 건 애플이 아닌 제3자 AI 모델이다.

이는 앱스토어에서 개발자들로부터 30% 수수료를 받는 애플의 오래된 비즈니스 모델과 닮았다. 차이점은 이번엔 AI 기업들이 대상이라는 것. 오픈AI나 앤트로픽 같은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를 들여 개발한 AI 모델을 애플 기기에서 쓰려면, 애플에게 '통행료'를 내야 한다.

반면 오픈AI는 정반대 길을 걷고 있다.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기술 개발에 자원을 집중시키며, 2025년 하반기 기업공개를 준비 중이다. 샘 알트먼이 이끄는 이 회사는 GPT 시리즈로 AI 혁명을 주도했지만, 수익 모델 확립에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두 회사의 대조적인 전략은 AI 산업의 현재를 보여준다.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기업과 플랫폼 권력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 구글이 검색 엔진으로, 메타가 소셜미디어로 지배력을 행사하듯, 애플은 하드웨어와 운영체제로 AI 시장의 문지기 역할을 자처한다.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1,840억 달러. 2030년에는 8,26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거대한 시장에서 애플의 '통행세' 모델이 성공한다면, AI 개발 기업들의 수익 구조는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 이미 일부 AI 스타트업들은 애플 플랫폼 진입을 위해 별도 예산을 편성하기 시작했다.

소비자 입장에선 양날의 검이다. 애플 기기에서 다양한 AI 서비스를 편리하게 쓸 수 있지만, 그 비용은 결국 서비스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AI가 일상화되는 시대, 플랫폼을 쥔 자가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는 AI 산업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