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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기업 대림바스가 건설 침체 속에서 성장한 비결

맥락주택 준공 감소 속 욕실기업 대림바스 실적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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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평일 오후임에도 욕실 공간을 꼼꼼히 살펴보는 방문객들이 눈에 띈다. 주택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욕실 리모델링 시장은 예외 지대로 남아있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주택 준공 실적은 34만2399호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신규 주택 공급이 눈에 띄게 줄어든 수치다. 건설사들이 분양 시장 침체로 신규 착공을 미루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런데 욕실 전문 기업 대림바스의 실적은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 경기와 반대로 움직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답은 시장 구조 변화에 있다.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기존 주택을 고쳐 쓰려는 수요가 늘어났다. 특히 욕실은 10년 이상 지나면 배관 교체와 함께 전면 리모델링을 고려하는 공간이다. 2010년대 초반 대량 공급된 아파트들이 이제 막 리모델링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대림바스는 이런 흐름을 일찌감치 포착했다. 신축 시장에만 의존하던 사업 구조를 리모델링 쪽으로 확대했다. 전국 주요 도시에 전시장을 늘리고, 시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모듈형 욕실 제품을 개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가가 오르면서 신축보다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며 "특히 욕실은 주거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공간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리모델링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40조원을 넘어섰다. 2020년 대비 20% 이상 성장한 수치다. 이 가운데 욕실 리모델링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로 추산된다.

대림바스만의 현상은 아니다. 경쟁사인 IS동서도 리모델링 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귀뚜라미보일러는 아예 욕실 사업부를 신설했다. 건설 불황 속에서 욕실 리모델링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셈이다.

다만 리모델링 시장도 만만치 않다. 소규모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시공 품질이 들쑥날쑥해 소비자 피해도 늘고 있다. 정부가 리모델링 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품질 관리 기준은 여전히 모호하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토연구원은 2030년까지 준공 후 15년 이상 된 아파트가 전체의 6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신축보다 리모델링이 주류가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의미다.

건설사들이 주춤하는 사이, 욕실 기업들이 찾아낸 틈새시장. 불황 속 성장이라는 역설적 현상은 한국 주택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