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부터 시작된 일이다. 전북 지역 시민단체들이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며 정치권의 '내란 프레임' 공세를 비판하고 나섰다. 12월 3일 전북도공무원노조가 먼저 포문을 열었고, 이후 여러 시민단체가 합류하면서 정책 중심 선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핵심은 명확하다. 시민단체들은 선거를 앞두고 반복되는 색깔론과 진영 논리를 중단하고, 지역 현안과 정책으로 경쟁하라고 요구한다. 특히 최근 정치권에서 확산되는 '내란 동조·방조' 프레임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전북도공무원노조는 성명에서 정치적 공세가 행정 업무와 공직 사회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을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정치적 프레임에 휘말려 정작 중요한 지역 정책 논의가 실종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움직임의 배경에는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정치 양극화가 자리한다. 2022년 대선과 2024년 총선을 거치며 진영 대결이 극단으로 치달았고, 이제는 지방 정치까지 침투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67%가 "정책보다 진영 논리가 선거를 지배한다"고 답했다.
전북 시민단체들의 요구는 다른 지역에서도 공감대를 얻고 있다. 경기도와 충남 지역 시민단체들도 비슷한 성명을 준비 중이다. 한 시민단체 활동가는 "지방선거까지 내란 프레임이 이어진다면 지역 발전은 요원하다"고 우려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당은 "정당한 문제 제기"라며 시민단체 주장에 동조하는 반면, 야당은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는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양측 모두 정책 경쟁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실제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비슷한 요구가 있었다. 당시 전국 47개 시민단체가 '정책선거시민연대'를 구성해 활동했지만, 선거 결과는 여전히 중앙 정치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이번에는 다를까.
시민단체들은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제시했다. 후보자 정책 검증단 운영, 공개 토론회 개최, 온라인 정책 비교 플랫폼 구축 등이다. 일부 단체는 이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시민단체의 영향력이 정치권과 언론의 프레임 설정력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 또한 유권자들 역시 진영 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다. 한 정치학자는 "시민사회의 노력은 의미 있지만, 구조적 변화 없이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전북 시민단체들의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지방 정치가 중앙 정치의 하위 개념이 아닌, 독립적인 정책 경쟁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아래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들의 목소리가 2025년 선거에서 얼마나 반영될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