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뮈니케데이터·통계

인구 통계는 11월에 발표하는데, ESG 보고서는 왜 1년이나 늦을까

맥락2024년 11월 인구동향 발표 예정 및 기업 ESG 보고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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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인구동향 통계는 한 달 만에 나오는데, 기업 ESG 보고서는 1년이 넘게 걸린다. 통계청이 2025년 1월 28일 발표할 '2024년 11월 인구동향'은 불과 두 달 전 데이터다. 반면 대한항공이 최근 준비 중인 '2025년 ESG 보고서'에 담길 내용은 2024년 실적이다.

이런 시차는 단순한 행정 처리 문제가 아니다. 인구 통계는 주민등록 전산망에서 출생·사망 신고를 실시간으로 집계한다. 병원과 동주민센터가 전송한 데이터가 통계청 서버로 자동 취합된다. 그래서 한 달이면 전국 단위 통계를 낼 수 있다.

기업 ESG 보고서는 다르다. 탄소 배출량 하나만 해도 본사·공장·물류센터를 모두 측정해야 한다. 협력업체와 공급망까지 포함하면 수백 곳에 이른다. 여기에 노동·안전·지배구조 데이터까지 더하면 검증에만 6개월이 걸린다.

OECD 국가들도 비슷한 격차를 보인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실업률을 한 달 뒤에 발표하지만, S&P 500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평균 4개월 늦게 나온다. 유럽연합이 2024년부터 시행한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도 이런 현실을 반영해 회계연도 종료 후 4개월까지 제출 기한을 뒀다.

문제는 이 시차가 정책 대응을 늦춘다는 점이다. 2023년 합계출산율 0.72명은 2024년 2월에야 확정됐고, 정부 대책은 6월에 나왔다. 기업들의 2023년 탄소 배출량도 2024년 중반에야 집계가 끝났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조정하려면 또 반년이 걸린다.

최근 정부와 기업 모두 실시간 데이터 구축에 나서고 있다. 환경부는 2025년부터 주요 사업장의 탄소 배출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SK인텔릭스 같은 기업들도 AI를 활용해 ESG 데이터 수집 주기를 단축하려 한다.

그러나 속도만 빠르다고 능사는 아니다. 2024년 한 제조업체가 분기별 ESG 보고서를 내놨다가 오히려 신뢰도가 떨어졌다. 검증 없이 급하게 낸 수치에 오류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데이터의 시의성과 정확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2025년 과제다. 인구 통계처럼 빠르면서도 ESG 보고서처럼 꼼꼼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까. 디지털 전환이 답이라지만, 결국은 측정 기준을 표준화하고 검증 체계를 자동화하는 지루한 작업부터 해야 한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