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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월드 소액주주들이 뭉친 이유, 대기업 총수 일가의 '셀프 구조조정'

맥락오로라월드 소액주주들이 2월 주주총회 앞두고 경영진 교체 요구하며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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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오로라월드의 소액주주들이 나섰을까. 캐릭터 인형으로 유명한 이 회사가 최근 몇 년간 주가 부진을 겪자, 소액주주들이 직접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2025년 2월 말 예정된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 연대체인 '액트(ACT)'가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경영진 퇴진과 함께 회사 구조 개편을 요구하며 주주제안을 준비 중이다. 특히 창업주 일가의 지분율이 30% 미만인 상황에서 소액주주들의 결집이 실제 경영권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움직임은 오로라월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1~2년 사이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계 전반에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주주 행동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2024년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유통업종 평균 주가수익률(PER)은 8.3배로 전체 상장사 평균(12.5배)을 크게 밑돌았다.

오로라월드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2023년 매출 850억 원에서 2024년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주가는 2022년 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한 상태다. 회사 측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었지만,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의 안일한 대응을 문제 삼고 있다.

액트 측은 특히 창업주 일가가 주요 계열사 지분을 통해 일감을 몰아주는 구조를 지적한다. 오로라월드가 특정 물류회사에 연간 50억 원 이상을 지급하는데, 이 회사 지분 40%를 창업주 친인척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셀프 거래'가 회사 수익성을 갉아먹는다는 주장이다.

비슷한 사례는 이미 있었다. 2023년 한국타이어 소액주주들이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며 주주총회에서 15% 이상의 반대표를 모은 바 있다. 당시에는 경영권 변화까지 이르지 못했지만, 회사가 주주환원 정책을 대폭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문제는 이런 주주 행동주의가 항상 긍정적 결과만 낳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2022년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처럼 장기화될 경우 오히려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도 있다. 당시 SM 주가는 분쟁 기간 중 30% 이상 하락했다가 카카오 인수 발표 후에야 회복됐다.

오로라월드 사태가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창업주 일가의 지분율이 낮아진 중견기업에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는 어디까지 반영돼야 하는가. 그리고 '주주 가치'와 '기업의 장기 성장' 사이에서 균형점은 어디인가. 2월 말 주주총회가 그 답을 보여줄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