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시민단체 액트가 오로라월드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 결집에 나섰다. 단순히 주가 부진에 항의하는 차원이 아니다. 최근 기업 지배구조를 둘러싼 갈등이 소액주주 운동으로 번지는 현상에는 더 깊은 배경이 있다.
오로라월드는 지난해부터 주가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쌓였다. 액트는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주주들을 규합하기 시작했다. 3월 주주총회에서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주주총회까지 한 달 남짓 남은 시점에서 회사 측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오로라월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1~2년 사이 대한항공, 한진칼, SM엔터테인먼트 등에서도 소액주주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사례가 늘었다. 과거에는 기관투자자나 사모펀드가 주도했던 경영권 분쟁에 개인투자자들이 직접 뛰어들고 있다.
변화의 배경에는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시민단체들의 역할이 크다. 액트 외에도 한국주주가치연구원, 소액주주연대 등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들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주주들을 조직하고, 법률 자문과 전략을 제공한다. 개인이 혼자서는 어려웠던 집단행동이 가능해진 것이다.
정부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작년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기업들에게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요구했다. 전자투표제 의무화로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도 쉬워졌다. 제도적 기반이 갖춰지면서 주주 행동주의가 더욱 활발해지는 양상이다.
다만 모든 주주 운동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경영진 교체까지 이어진 사례는 많지 않다.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거나 우호 지분이 탄탄한 기업에서는 소액주주들이 아무리 결집해도 한계가 있다. 오로라월드 역시 최대주주 지분율이 40%를 넘어 실제 경영권 변동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소액주주 운동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압박 효과'를 꼽는다. 경영진 교체에는 실패하더라도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사업 구조조정 등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주주 압박을 받은 기업들 중 상당수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했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증시 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한 기업이 많아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커진 상황이다. 3~4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더 많은 기업에서 주주 행동주의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도 더 이상 소액주주를 무시하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