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뮈니케육아·저출산 정책

육아휴직 급여 인상 논의 본격화…맞벌이 가구엔 여전히 '그림의 떡'

맥락정부, 제8차 인구 관련 회의에서 육아 정책 개선 방안 순차 발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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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국회의사당 3층 회의실. 지난 2월 초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장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정부가 육아 지원 정책을 순차적으로 내놓겠다고 밝힌 자리였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들과 위원들이 머리를 맞댄 이날 회의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육아휴직 급여 현실화였다.

정부가 육아휴직 급여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육아휴직 급여는 통상임금의 80%를 지급하되, 상한액이 월 150만원으로 묶여 있다. 하한액은 70만원이다. 문제는 이 상한선이 2019년 이후 6년째 동결 상태라는 점이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급여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육아휴직을 쓰려는 부모들이 가장 먼저 계산기를 두드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월급이 300만원인 직장인이 육아휴직을 쓰면 실제로 받는 돈은 150만원이다. 맞벌이 가구라면 한 사람 월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셈이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모씨(35)는 "아이 기저귀값, 분유값만 해도 월 50만원이 넘는데 급여가 반토막 나면 생활이 안 된다"며 육아휴직을 포기했다.

비슷한 시기에 논의되고 있는 다른 육아 정책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부는 아동수당 인상, 보육료 지원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재원 마련이 관건이다. 2025년 예산안에서 저출산 대응 예산은 전년 대비 5% 증가에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증가율은 2% 안팎이다.

실제로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사람도 제한적이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임금근로자만 대상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체 취업자 중 고용보험 가입자는 65% 수준이다.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는 아예 대상에서 빠진다.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비정규직 간 격차도 크다.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서 300인 이상 기업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82%지만, 30인 미만 기업은 34%에 불과했다.

정부가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을 20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해도 근본적인 한계는 남는다. 급여를 올려도 쓸 수 없는 직장 분위기, 복직 후 불이익 우려는 그대로다. 육아휴직자 10명 중 4명이 복직 1년 내 퇴사한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급여 인상과 함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체인력 지원, 복직 보장 강화, 승진 불이익 금지 등이 함께 가야 한다는 얘기다. 스웨덴은 육아휴직 기간을 승진 평가에서 제외하고, 독일은 휴직 기간 중 발생한 연차를 보장한다.

정부는 3월까지 구체적인 육아 정책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급여 인상 폭, 재원 마련 방안, 사각지대 해소 대책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가 단순히 돈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일하는 부모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