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 지원금 규모가 3월 중순까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3월 25일부터 신청을 받겠다고 예고했지만, 기업들이 사업 계획을 세우기엔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까지 5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늑장 행정이다. 한국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국내 감축분 3억 7백만톤 외에 해외에서 추가로 3천 3백만톤을 줄여야 한다.
국제감축사업은 개발도상국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고 그 실적을 국내 감축분으로 인정받는 제도다. 베트남 태양광 발전소 건설, 인도네시아 맹그로브 숲 복원 같은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2023년 25개 사업에 450억원, 2024년 31개 사업에 520억원을 지원했다.
문제는 속도다. 지난해 국제감축 실적은 42만톤에 그쳤다. 목표치의 1.3%다. 이 속도라면 2030년까지 누적 감축량이 300만톤을 넘기 어렵다. 목표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기업 입장에선 답답하다. 한 신재생에너지 기업 관계자는 "최소 6개월은 준비해야 하는데 지원 규모도 모르고 어떻게 계획을 세우나"라고 했다. 실제로 작년 사업 공고가 4월에 나왔는데, 서류 준비가 늦어 포기한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환경부는 예산 편성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일이다. 2023년엔 5월, 2024년엔 4월에야 세부 계획이 나왔다. 광양시 같은 지자체들도 사업 집행률 부진 사유로 '사전행정절차 지연'을 꼽는다.
국제감축사업 예산은 2025년 6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15% 증가다. 하지만 필요 규모엔 한참 못 미친다. 전문가들은 연간 3천억원 이상 투자해야 2030년 목표를 간신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는 민간 투자를 유도하겠다지만 구체적 방안은 없다. 탄소배출권 가격이 톤당 1만원대에 머물러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나설 유인이 약하다. EU는 톤당 10만원을 넘는다.
3월 25일 사업 신청이 시작되면 기업들은 2주 만에 서류를 만들어야 한다. 작년엔 신청 기간이 한 달이었는데 올해는 더 짧아질 가능성도 있다. 탄소중립을 말로만 외치는 건 아닌지, 숫자가 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