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부터 시작된 일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히 위축됐던 글로벌 핀테크 투자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삼정KPMG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핀테크 투자 규모는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3년 만의 상승 전환이다.
숫자로 보면 변화가 뚜렷하다.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2022년과 2023년 내리 하락했던 투자액이 2024년 들어 플러스로 돌아섰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핀테크 스타트업과 디지털 자산 분야가 투자를 주도했다. 전통적인 결제나 송금 서비스보다 AI를 활용한 신용평가, 자산운용, 사기탐지 등 새로운 영역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기 회복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핀테크 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과거에는 간편결제나 P2P 대출 같은 기존 금융 서비스를 디지털로 옮기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AI가 금융의 본질을 바꾸는 단계로 진입했다. 챗GPT 등장 이후 생성AI 기술이 금융 산업에 본격 접목되면서 투자 열기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도 이런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AI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고, 정부도 디지털금융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다. 다만 미국이나 중국에 비하면 투자 규모는 여전히 작다. 2024년 기준 한국의 핀테크 투자액은 글로벌 시장의 2% 수준에 머물렀다.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2021년 핀테크 투자 붐이 꺼진 이유는 금리 인상과 함께 수익성 없는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반등도 AI 버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실제로 많은 핀테크 기업들이 아직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투자금은 늘었지만 실적은 여전히 빨간불이다.
전문가들은 2025년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AI 기술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지, 아니면 또 다른 거품으로 끝날지 판가름 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 진출 속도가 핀테크 투자 시장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3년 만에 찾아온 봄이 계속될지, 아니면 일시적 해빙기에 그칠지는 올해 안에 답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