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터 시작된 일이다. 한화그룹 오너 3세 승계 과정을 두고 시민사회단체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처음엔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같은 단체들이 개별적으로 성명을 냈지만, 4월 들어서는 좌담회를 열고 공동 대응에 나섰다.
특이한 점은 정치권 반응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21명의 국회의원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기획재정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뿐 아니라 다른 상임위 소속 의원들까지 가세했다. 재벌 승계 문제로 이렇게 폭넓은 정치적 관심을 끈 건 최근 몇 년 사이 드문 일이다.
시민단체가 문제 삼는 핵심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다. 회사 측은 신용등급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경영진은 투자자 설명회와 시민단체 면담을 통해 증자 필요성을 직접 설명했고, 투자자 반응도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4월 초 예정된 청약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됐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다르게 본다. 방위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정부 주요 사업을 수주하면서 성장했는데, 그 과정에서 축적된 기업 가치가 특정 가문으로 집중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방위산업 육성 정책이 강화되면서 한화그룹이 혜택을 봤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슷한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쟁점이 됐고, 2018년 대한항공 조양호 일가 퇴진 운동 때는 소액주주들이 직접 나섰다. 당시와 비교하면 이번엔 정치권 개입이 더 적극적이다.
한화그룹은 오너 3세인 김동관 부사장이 핵심 계열사 지분을 늘려가는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외에도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등에서 지분율을 높였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를 정상적인 경영권 승계 과정으로 본다.
앞으로 초점은 국회다. 21명 의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입법 활동을 할지가 관건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나 상속세법 손질 같은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다. 한화 측도 대응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월 정기국회가 열리면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올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