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대규모 아쿠아리움을 건설하겠다고 나섰는데, 노동조합은 쓰레기 매립 문제부터 풀라고 반발한다. 4월 8일 공사 노조가 낸 성명을 보면, 경영진이 추진하는 관광시설 개발보다 매립지 본연의 기능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사 측은 아쿠아리움 건설을 통해 매립지 이미지를 개선하고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반면 노조는 2026년이면 매립 종료 시한이 다가오는데 대체 매립지도 못 정한 상황에서 엉뚱한 사업에 돈을 쓴다고 비판한다. 수도권 2,600만 명이 배출하는 쓰레기를 처리할 곳이 없어질 판인데, 물고기 구경하러 올 관광객부터 끌어모으겠다는 발상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이런 갈등은 공공기관이 수익 사업에 뛰어들 때 자주 벌어진다. 2019년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워터파크를 만들겠다고 했다가 논란 끝에 철회한 사례가 있다. 당시에도 도로 유지보수와 안전 관리가 우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경우 더 심각한 건, 쓰레기 매립이라는 핵심 기능 자체가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서울과 경기도, 인천시는 2016년부터 대체 매립지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각 지자체가 자기 지역에 쓰레기 매립지가 들어서는 걸 거부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공사가 아쿠아리움 건설을 들고 나온 건 시민들에게 '쓰레기는 어디로 가나'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진다.
노조는 경영진과 먼저 협의하라고 요구했지만, 공사 측은 이미 사업 계획을 확정한 뒤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노동계에서는 이를 두고 공공기관의 고질적인 소통 부재 문제가 또 터졌다고 본다. 특히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탁상행정으로 밀어붙이는 행태가 반복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2023년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는 '핵심 기능에 집중하고 부수적 사업은 축소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아쿠아리움 계획은 이런 방향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노조가 성명서에서 '말보다 협의가 먼저'라고 강조한 건, 단순히 소통의 문제를 넘어 공공기관의 역할과 정체성에 관한 근본적 물음을 제기한 것으로 읽힌다.
다음 수순은 노사 협의 테이블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노조가 얼마나 강하게 반대 입장을 관철할지, 공사 측이 계획을 수정할 여지가 있는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더 큰 숙제는 남는다. 수도권 쓰레기를 앞으로 어디에 묻을 것인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아쿠아리움이든 뭐든 다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