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뮈니케의료정책

의대 증원 갈등 1년, 소아과 진료 대란 현실로

맥락소아과 의사회가 전공의 부족으로 진료 대란 우려 성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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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2월부터 시작된 일이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2천 명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났다. 1년이 지난 지금, 그때 우려했던 의료 공백이 현실이 됐다.

특히 소아과가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주요 대학병원 소아과 병동 절반이 문을 닫았다. 신생아 중환자실은 아예 없어진 곳도 있다. 지방은 더 심각하다. 충남 천안에서는 소아 응급환자가 대전까지 가야 한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주 긴급 성명을 냈다. "더는 버틸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 40곳 중 32곳에서 소아과 전공의가 10% 미만만 남았다. 나머지는 모두 사직했거나 복귀하지 않았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가 근본 해결책"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2025년부터 늘어나는 3,570명이 의사가 되는 2031년이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논리다. 하지만 의료계는 "소아과 기피 현상은 정원과 무관하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소아과는 이미 의사가 부족한 분야가 아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20년 소아과 전문의는 3,482명이었다. 인구 1만 명당 0.68명으로 OECD 평균(0.61명)보다 많다. 문제는 낮은 수가와 의료분쟁 위험이었다.

비슷한 사례가 2020년에도 있었다. 당시에도 분만실 폐쇄가 잇따르자 정부는 '분만 수가 인상'으로 대응했다. 3년이 지난 지금, 분만 가능 병원은 더 줄었다. 전국 250개 시군구 중 70곳에는 산부인과가 아예 없다.

소아과 의사들은 "환자 수는 줄고 책임은 늘어난다"고 호소한다. 실제로 소아 인구는 2022년 681만 명에서 2024년 634만 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접수된 소아과 관련 분쟁은 같은 기간 89건에서 142건으로 늘었다.

다음 달이면 전공의 복귀 시한 1년이다. 복지부는 "6월까지 복귀하면 수련 특례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전공의 커뮤니티에서는 "돌아갈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한 전공의는 "월 400만 원받고 주 80시간 일하느니 개원가로 가겠다"고 했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의료 서비스는 계속 나빠지고 있다. 서울 거주 김모씨(38)는 "아이가 열이 나서 대학병원 응급실에 갔더니 8시간을 기다렸다"고 했다. 소아과 의원도 찾기 어렵다. 전국 소아과 의원은 2022년 2,584곳에서 올해 2,287곳으로 줄었다.

의대생들도 소아과를 기피한다. 올해 전공의 모집에서 소아과 지원율은 23%에 그쳤다. 10명 모집에 2명만 지원한 셈이다. 한 의대 교수는 "학생들이 '소아과는 자살행위'라고 말한다"며 씁쓸해했다.

결국 피해는 아이 키우는 부모들에게 돌아간다. 정부와 의료계가 1년째 대치하는 동안, 소아 응급실은 텅 비었고 입원 병상은 문을 닫았다. 전문가들은 "의사 수 논쟁에만 매몰되지 말고 진료과별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