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특수고용직에 고용보험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같은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실직할 경우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배달 라이더나 대리운전 기사 같은 플랫폼 노동자는 여전히 제외됐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비정규직 보호 요구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특수고용직은 2024년 기준 약 220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8%를 차지한다. 이들은 그동안 근로자도 사업자도 아닌 애매한 지위 때문에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했다.
정부는 최근 아동수당 확대(7.1조원), 민생지원금 지급 등 복지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특히 2025년 들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취약계층 지원을 늘리는 추세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했는데, 이는 잠재성장률(2.0%)을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고용보험료를 사업주와 노동자가 절반씩 부담해야 하는데, 특수고용직은 소득이 불안정해 보험료 납부가 쉽지 않다. 2021년 특수고용직 12개 직종에 고용보험을 의무 적용했지만, 실제 가입률은 30%에 못 미친다. 보험료 부담을 꺼리는 노동자들이 가입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플랫폼 노동자 배제도 한계로 지적된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플랫폼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50만 명을 넘는다. 이들 역시 코로나19 때 일감이 급감하면서 생계 위협을 받았지만, 여전히 고용보험 밖에 있다. 정부는 플랫폼 노동자의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지만, 플랫폼 기업들은 이미 정교한 수수료 정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OECD 주요국은 이미 플랫폼 노동자를 사회보험에 편입시키고 있다. 프랑스는 2018년부터 플랫폼 기업이 산재보험료를 부담하도록 했고, 독일은 2022년부터 플랫폼 노동자도 연금보험 가입 대상에 포함시켰다. 한국은 여전히 20세기 고용 형태에 맞춘 사회보험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확대는 한 걸음 전진이지만, 갈 길은 멀다. 진짜 문제는 누가 '노동자'인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현실이다. 플랫폼 경제가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고용 관계는 빠르게 해체되고 있다. 정부가 내놓는 대책은 언제나 현실보다 몇 박자 늦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