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삼성중공업 조선소 도크에서 용접 불꽃이 밤새 번쩍인다. 4월 28일 삼성중공업이 LNG운반선 2척을 7701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하면서, 한국 조선업계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번 수주 규모는 삼성중공업 작년 전체 매출액의 약 15%에 달한다. 특히 LNG운반선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일반 화물선보다 2~3배 높은 수익성을 보장한다. 척당 3850억원이라는 계약 단가는 글로벌 LNG 수요 급증과 함께 선가가 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조선 3사는 올해 들어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분기에만 40억 달러 수주를 달성했고, 대우조선해양도 30억 달러를 넘어섰다. 삼성중공업까지 가세하면서 'K-조선'의 시장 점유율은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의 LNG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파이프라인 가스 대신 액화천연가스로 에너지원을 바꾸는 국가가 늘면서, LNG 운반선 발주가 줄을 잇고 있다. 카타르와 미국발 LNG 물량이 증가하면서 운송 수요도 덩달아 커졌다.
조선업 호황이 협력업체와 지역경제에도 온기를 전한다. 삼성중공업 협력사는 거제와 통영 일대에만 300여 개에 달한다. 선박 한 척을 건조하는 데 필요한 기자재 업체, 용접·도장 전문업체들이 일감을 나눠 갖는다. 거제시는 조선업 직접 고용만 2만 명, 간접 고용까지 합치면 5만 명이 넘는다.
다만 중국 조선사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정부 보조금을 앞세워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한국이 기술력으로 앞서 있지만, 가격 경쟁력에서는 밀리는 상황이다. 친환경 선박, 스마트십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이 시급한 이유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를 시작으로 연간 수주 목표 94억 달러 달성에 박차를 가한다. 2027년 인도 예정인 이 선박들이 완성될 때까지, 거제 조선소의 불꽃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