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국내 최대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를 인수한 지 3개월, 본격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회사명을 'KT밀리의서재'로 바꾸고 신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리디북스, 교보문고와 경쟁하던 전자책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밀리의서재는 2016년 출시 이후 월 정액제로 전자책을 무제한 읽는 구독 모델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월 9,900원에 15만 권 이상의 도서를 제공하며 250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했다. 특히 20~30대 여성이 전체 이용자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인수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통신사 시너지를 활용한 혜택 확대다. KT 고객에게는 월 구독료를 할인하고, 5G 요금제와 결합 상품을 출시했다. 기존 밀리의서재 이용자들은 KT 통신 서비스 가입 시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전자책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6,800억 원으로, 전체 출판 시장의 3.2%에 불과하다. 미국(25%)이나 중국(15%)과 비교하면 여전히 작은 규모다.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리디북스는 웹툰과 웹소설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고, 교보문고는 오프라인 서점과의 연계를 통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네이버 시리즈와 카카오페이지 같은 IT 기업들도 전자책 영역을 확대하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KT밀리의서재가 주목하는 것은 오디오북과 AI 기술이다.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TTS(Text-to-Speech) 기술을 고도화해 출퇴근 시간이나 운동 중에도 책을 들을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오디오북 콘텐츠를 5,000개 이상 확보했으며, 연내 1만 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플랜티넷의 자회사인 플랜티엠도 2027년 IPO를 목표로 '모아진' 플랫폼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아진은 매거진 콘텐츠를 모아 제공하는 서비스로, 밀리의서재와 유사한 구독 모델을 채택했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대형 통신사가 전자책 플랫폼을 인수한 것은 콘텐츠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자본력을 바탕으로 독점 콘텐츠 확보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저작권료 배분 문제, 출판사와의 수익 분배 구조, 종이책 시장과의 공존 방안 등이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KT밀리의서재가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것을 넘어 건전한 출판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