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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반대 8년, 시민단체가 환경영향평가 전면 재검토 요구하는 이유

맥락제주 시민단체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분석 보고서 발표하며 전면 재검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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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건입동의 한 회의실. 5월 12일 오전,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 관계자 20여 명이 모여 있었다. 테이블 위엔 두툼한 분석 보고서가 놓여 있었다. 2017년부터 2025년까지를 목표연도로 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205페이지에 걸쳐 검토한 결과물이었다.

핵심 주장은 명확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의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니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 특히 철새 도래지 파괴, 지하수 고갈, 항공기 소음 피해 등 환경 문제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5년 11월 국토교통부가 성산읍 일대를 제2공항 입지로 발표한 이후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는 계속됐다. 2017년 주민투표 요구, 2019년 공론조사 중단, 2021년 기본계획 고시 무효 소송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정부는 2025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시민단체가 특히 문제 삼은 건 환경영향평가의 기준 시점이었다. 2017년 작성된 평가서가 2025년 현재까지 한 번도 업데이트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 사이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제주 관광객 수 변화, 코로나19 이후 항공 수요 패턴 변화 등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 측 입장은 다르다. 국토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법적 절차에 따라 적정하게 진행됐으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제2공항이 완공되면 연간 여객 처리 능력이 4,500만 명으로 늘어나 제주 관광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비슷한 갈등은 다른 지역에서도 있었다.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 2021년 특별법 제정으로 속도전에 나섰지만 환경단체의 반발은 여전하다. 새만금 국제공항 역시 갯벌 매립을 둘러싼 환경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서 환경영향평가의 신뢰성 문제는 반복되는 패턴이다.

이번 분석 보고서 발표 이후 예상되는 수순은 환경부에 대한 재검토 요구와 함께 법적 대응이다. 시민단체는 행정소송을 통해 환경영향평가 무효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민들이 진짜 알아야 할 건 이 갈등이 단순히 찬반 대립이 아니라는 점이다. 8년째 이어지는 논란 속에서 정작 제주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 관광 수입과 환경 보전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 것인가. 그 질문은 여전히 답을 기다리고 있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