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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들은 IPO를 준비하는데, 젠테는 구조조정을 택했다

맥락명품 플랫폼 젠테, 직원 40%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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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테마파크 스타트업 모노리스는 지난 27일 대성파인텍 흡수합병을 통한 기업공개(IPO)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반면 명품 플랫폼 젠테는 28일 대규모 구조조정 실행을 알렸다. 같은 시기 스타트업이지만 정반대 길을 걷고 있다.

젠테가 구조조정에 나선 건 투자 유치 실패가 직접적 원인이다. 2023년 시리즈B 투자 이후 추가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으면서 운영비 절감이 불가피해졌다. 명품 이커머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차별화 전략 없이는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구조조정은 흔한 일이 아니다. 2024년 벤처캐피탈 투자액이 전년 대비 30% 감소하면서 자금난을 겪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지만, 대부분 피벗(사업 전환)이나 축소 운영을 택한다. 직원 해고를 동반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은 마지막 선택지다.

젠테의 경우 전체 직원 150명 중 40% 수준인 60여 명이 정리 대상이다. 마케팅과 영업 부서가 주요 감축 대상이며, 개발과 운영 인력은 최소한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신규 고객 확보보다 기존 고객 유지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같은 기간 모노리스가 택한 길은 다르다. 코스닥 상장사인 대성파인텍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을 추진 중이다. 스팩(SPAC) 합병이 아닌 일반 기업과의 합병은 스타트업 EXIT 전략으로는 드문 사례다. 2024년 국내 스타트업 M&A 113건 중 상장사와의 합병은 7건에 불과했다.

모노리스의 선택은 IPO 시장 냉각기를 우회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2025년 들어 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은 5개월간 12개사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 28개사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다. 특히 적자 기업의 상장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

두 기업의 엇갈린 선택은 스타트업 업계 양극화를 보여준다. 수익성이 검증된 기업은 다양한 EXIT 옵션을 갖지만, 성장성만으로 투자받던 기업들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2025년은 스타트업들의 진짜 실력이 드러나는 해"라고 평가했다.

젠테가 구조조정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다. 업계에서는 6개월에서 1년 정도로 본다. 이 기간 안에 흑자 전환이나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하지 못하면 더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매각이나 폐업이 그것이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무조건적인 성장보다 지속가능성이 중요해졌다. 투자자들도 매출 성장률보다 영업이익률을 먼저 묻는다. 젠테와 모노리스의 1년 후 모습이 한국 스타트업의 미래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