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뮈니케노동

삼성 노사 대화 6개월, 반도체 현장은 여전히 소통 공백

맥락삼성 준법감시위, 이재용-노조 소통 지속 발표했지만 현장은 회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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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11월부터 시작된 일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처음으로 노동조합 대표들과 만났다. 반도체 부문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파업을 마무리하고 4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당시 이 회장은 "소통을 지속하겠다"는 약속을 남겼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났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주 연간보고서를 통해 "이재용 회장과 노조 간 소통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달라진 게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삼노 조합원들은 "회장 면담 이후 실무 협의가 진전된 게 없다"며 재파업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 관계는 한국 대기업 노동 현실의 축소판이다. 2020년 첫 노조 설립 이후 5년간 단체협약 하나 체결하지 못했다. 반도체 업황이 좋을 때는 성과급으로 무마했지만, 2023년 실적 악화로 임금 동결이 이어지자 갈등이 폭발했다.

같은 반도체 업계인 SK하이닉스는 2022년부터 노사협의회를 정례화했다. 분기별 경영 현황을 공유하고 복지 개선안을 논의한다. TSMC는 아예 노조가 없지만, 엔지니어들의 주식 보상 비율이 삼성의 3배에 달한다.

문제는 삼성의 수직적 조직문화다. 준법감시위가 "정치적 독립성"을 강조하며 이재용 회장과 거리를 두려 하지만, 정작 노동 문제는 여전히 회장 개인의 결단에 기댄다. 중간 관리자들은 "위에서 지침이 내려오지 않는다"며 현장 요구를 외면한다.

삼성전자는 국내 고용 인원만 12만 명, 협력업체 포함하면 50만 명의 생계가 걸려 있다. 반도체 초격차를 외치면서도 가장 중요한 인력 관리는 1990년대 방식에 머물러 있다. 이재용 회장의 '소통'이 연례행사로 끝날지,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지는 다음 달 임금협상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