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화장품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액이 4145억원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144억원보다 31.8%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성장한 K뷰티 해외직구 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신호다.
전체 온라인 해외직판 시장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1분기 전체 온라인 수출액 1조 2천억원 가운데 화장품이 34.5%를 차지했다. 이는 의류(22.3%), 가전(15.2%)을 크게 앞서는 수준이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화장품 비중은 25% 안팎이었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인기가 두드러진다. 중국향 온라인 직판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1823억원을 기록했고, 베트남과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 지역도 38% 성장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 시장은 각각 12%, 8% 증가에 그쳐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처럼 아시아 중심으로 재편된 K뷰티 수출 구조는 한류 콘텐츠 확산과 맞물려 있다. 드라마나 K팝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화장품으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시청 시간이 많은 국가일수록 화장품 직구 증가율도 높게 나타났다.
다만 급성장 이면에는 우려스러운 지표도 있다. 수출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1분기 화장품 온라인 수출 건수는 2억 3천만 건으로 전년보다 48% 늘었지만, 건당 평균 단가는 1800원으로 오히려 11% 떨어졌다. 저가 제품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중국 로컬 브랜드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고 본다. 중국 화장품 기업들이 한국 제품을 벤치마킹해 유사 제품을 절반 가격에 출시하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 화장품이 기술력과 품질로 차별화하지 못하면 단순 가격 경쟁에 휩쓸릴 수 있다는 경고다.
정부는 K뷰티 경쟁력 강화를 위해 5월부터 화장품 원료 수입 관세를 인하하고 중소 화장품 기업의 해외 인증 취득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각 기업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남은 기간 K뷰티 수출이 성장세를 이어갈지는 글로벌 경기와 환율 변동에 달려 있다. 최근 원화 약세가 수출에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지만, 원자재 수입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