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 1명이 돌보는 영유아 수는 3년 전보다 줄었는데, 정작 부모들이 느끼는 보육 서비스 만족도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교육부가 28일 발표한 '2024 보육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이런 역설적인 상황이 드러난다.
핵심 지표부터 보자. 어린이집 교사 1명당 영유아 수는 2021년 4.5명에서 2024년 4.2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0~2세 영아반은 3.8명에서 3.5명으로 더 뚜렷하게 줄었다. 숫자만 보면 보육 환경이 개선된 셈이다.
그런데 부모들의 체감은 다르다. 어린이집 이용 만족도는 2021년 4.21점(5점 만점)에서 2024년 4.23점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 교사 대 아동 비율이 개선됐음에도 만족도가 정체된 이유는 뭘까.
OECD 평균과 비교하면 단서가 보인다. 한국의 교사 1명당 영유아 수 4.2명은 OECD 평균 5.7명보다 낫다. 하지만 이는 전체 평균일 뿐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시간대별, 지역별 편차가 크다. 오전 9시~오후 3시 핵심 시간대에는 여전히 교사 1명이 6~7명을 돌보는 경우가 많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줄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사에 따르면 보육교사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42.3시간으로 3년 전(41.8시간)보다 오히려 늘었다. 행정 업무와 청소, 급식 준비 등 보육 외 업무가 전체 업무의 35%를 차지한다.
지역 격차도 심화됐다. 서울 강남구의 교사 1명당 영유아 수는 3.2명인 반면, 경북 일부 군 지역은 5.8명에 달한다. 민간어린이집(4.5명)과 국공립어린이집(3.8명)의 격차도 여전하다.
정부는 그동안 보육교사 처우 개선을 위해 2022년부터 월 평균 임금을 219만원에서 255만원으로 인상했다. 보조교사도 2021년 2.8만명에서 2024년 4.2만명으로 늘렸다. 하지만 이런 양적 개선이 질적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교사 수를 늘리는 것보다 근본적인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보육교사의 행정 업무를 전담할 인력 배치, 시간대별 탄력적 인력 운영, 보육 공간의 물리적 개선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 2,500가구와 어린이집 3,300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3년 주기로 실시되는 법정 조사로, 다음 조사는 2027년에 예정돼 있다. 그때까지 숫자상 개선이 실제 체감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