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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합병 러시에 가려진 진실, 투자자 10명 중 7명은 손실

맥락교보15호스팩, 씨엠디엘과의 합병 일정을 2026년 7월로 1년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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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회의실. 지난 7일 교보15호스팩과 씨엠디엘의 합병 일정이 또다시 변경됐다. 당초 예정보다 1년 늦춰진 2026년 7월로 미뤄진 것이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이 활황이던 2021년 설립된 교보15호스팩은 이제야 합병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최근 3년간 스팩 합병을 완료한 기업 45곳 중 32곳의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투자자 10명 중 7명이 손실을 본 셈이다. 특히 2022년 이후 합병한 스팩 중에서는 단 3곳만이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

스팩은 원래 비상장 유망기업이 복잡한 상장 절차를 거치지 않고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통로였다. 미국에서는 전기차 업체 니콜라, 우주여행 기업 버진갤럭틱이 스팩을 통해 상장에 성공했다. 한국도 2019년 규제가 완화되면서 붐이 일었다.

문제는 속도전에 치중한 나머지 기업 실사가 부실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스팩 합병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15%에 달한다. 일반 IPO 기업(8.2%)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게다가 합병 후 3년 내 상장폐지된 기업도 5곳이나 된다.

교보15호스팩처럼 합병 일정을 연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12건의 스팩이 합병 일정을 변경했다. 대부분 피인수 기업의 실적 부진이나 시장 상황 악화가 원인이다. 투자자들은 합병 발표 후에도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정부는 지난 5월 스팩 운영사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합병 대상 기업의 재무 기준을 높이는 개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미 설립된 200여 개 스팩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