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저소득 구직자를 돕는 국민취업지원제도에 올해 3조 1,200억원을 쏟아붓는다. 지난해보다 4,800억원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실제 혜택을 받는 사람은 전체 구직자의 40%에 그친다.
고용노동부가 9월 17일까지 진행하는 우수사례 공모전은 이 제도가 5년차를 맞으며 성과를 홍보하려는 시도다. 매달 50만원씩 6개월간 구직촉진수당을 받으며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는 이 제도는 한국형 실업부조로 불린다.
문제는 지원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가구 중위소득 60% 이하여야 1유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4인 가구 기준 월 335만원이다. 청년층은 120% 이하까지 2유형 지원이 가능하지만, 구직촉진수당 없이 취업 서비스만 받는다.
비슷한 시기 전력설비 업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대한전선 등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다. 이들 기업의 채용 규모는 작년 대비 35% 늘었다.
역설적인 현실이다. 한쪽에선 정부가 3조원을 들여 구직자를 돕고, 다른 쪽에선 기업들이 사람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수혜자 중 제조업 취업 비율은 18%에 불과하다. 대부분 서비스업 저임금 일자리로 향한다.
한국고용정보원 통계를 보면 더 명확해진다. 지난해 국민취업지원제도로 취업한 사람은 28만명이다. 이 중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한 비율은 62%다. 나머지 38%는 다시 구직자가 됐다.
취업 우수사례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10명 중 4명은 다시 실업자가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월 50만원으로 6개월을 버티며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국민취업지원제도 지원 인원을 40만명으로 늘린다. 1인당 지원액은 780만원이다. 3조원이 넘는 예산이 진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가고 있는지, 산업 현장의 인력 수요와 연결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