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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20명 중 1명은 학교폭력 피해자, 왜 지금 최악인가

맥락2025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초등학생 피해율 5%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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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학교폭력이 역대 최악 수준일까. 교육부가 발표한 2025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가 충격적이다. 초등학생 5%가 학교폭력 피해를 겪었다고 답했다. 20명 중 1명꼴이다.

전체 초중고생 평균은 3.0%다. 1차 조사 때 2.5%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몇 개월 사이 0.5%포인트나 올랐다.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초등학생 피해율이 중고생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

OECD 평균 학교폭력 피해율은 8.9%다. 한국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지만 함정이 있다. OECD는 한 달 기준, 한국은 1년 기준이다. 조사 방식을 맞춰 환산하면 한국도 비슷한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

학교폭력이 느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코로나19 이후 대면 활동이 늘면서 갈등 상황도 함께 늘었다. SNS를 통한 사이버 폭력도 새로운 양상이다. 무엇보다 신고가 늘었다. 피해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문화가 확산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정부는 2012년부터 매년 두 차례 실태조사를 한다. 1차는 전수조사, 2차는 표본조사다. 올해 2차 조사는 전국 초중고생 약 5%를 대상으로 했다. 조사 시점은 지난해 9월 22일부터다.

대책은 뻔하다. 상담 인력 확충, 가해자 처벌 강화, 예방 교육 확대. 매번 나오는 얘기다. 실제로 상담교사는 2020년 2,100명에서 2025년 3,500명으로 늘었다. 그런데도 피해율은 계속 오른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학교폭력 대부분이 같은 반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매일 얼굴을 봐야 한다. 전학이나 퇴학 같은 분리 조치도 한계가 있다. 피해자가 오히려 전학을 가는 경우도 많다.

경남 지역만 보면 더 심각하다. 초등학생 피해율이 5.5%로 전국 평균보다 높다. 도시보다 농촌 지역이 더 높은 경향도 보인다. 학생 수가 적어 폐쇄적인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숫자 뒤에 숨은 현실은 더 무겁다. 학교폭력 피해자 10명 중 3명은 자살을 생각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성인이 되어서도 트라우마가 남는다. 가해자도 마찬가지다. 청소년기 가해 경험은 성인 범죄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자녀와 대화 시간은 줄었다. 학원 뺑뺑이에 치여 친구와 건전하게 노는 법도 잊었다.

무엇보다 어른들의 폭력적 언행이 문제다. 정치인들의 막말, 온라인 댓글의 혐오 표현, 갑질 문화. 아이들은 어른들을 보고 배운다. 학교폭력 실태조사가 던지는 질문은 결국 이거다. 우리 사회는 얼마나 폭력적인가.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