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은 2025년 10월 들어 12만 6천 달러에서 7만 5천 달러대로 급락했는데, 시장 분석가들이 주목하는 30개 핵심 지표는 여전히 정점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40% 가까이 떨어지면 각종 과열 지표가 냉각 신호를 보내야 정상이지만, 이번엔 다르다.
암호화폐 시장 분석 기관들이 추적하는 온체인 지표와 기술적 지표 대부분이 '미발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장기 보유자 실현 손익비(LTH-SOPR), 미실현 순손익(NUPL), 펀딩 레이트 같은 지표들이 2021년 정점 때와 달리 과열 구간에 진입하지 않았다. 2021년 11월 비트코인이 6만 9천 달러로 정점을 찍을 때는 이들 지표 중 80% 이상이 극단적 과열을 나타냈다.
이런 괴리가 나타나는 배경엔 시장 구조 변화가 있다. 기관 투자자 비중이 2021년 15%에서 2025년 45%로 늘었고, 현물 ETF를 통한 간접 투자가 전체 거래량의 30%를 차지한다.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포지션도 2021년 대비 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FTX 파산 재단의 160억 달러 규모 채권자 변제가 10월 말 시작되면서 단기 매도 압력이 가중됐다. 미국 고용지표 발표와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겹쳤다. 하지만 온체인 데이터를 보면 장기 보유자들의 코인 이동은 오히려 감소했다. 거래소로 유입되는 비트코인 물량이 2021년 정점 대비 35% 수준에 그친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2026년 전망도 엇갈린다. JP모건은 현물 ETF 수요 둔화를 이유로 6만 달러대 횡보를 예상하는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반감기 효과와 기관 수요 증가로 15만 달러 돌파 가능성을 제시했다. 두 전망의 차이는 무려 2.5배다.
시장 참여자들이 봐야 할 지점은 명확하다.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장 구조 지표들이 건전성을 유지한다면, 이는 2021년식 버블 붕괴와는 다른 양상이다. 다만 FTX 변제 물량 소화와 매크로 변수 해소에는 최소 3~6개월이 필요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