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뮈니케기후위기

한국도 기후 재난국 됐다…폭염에서 폭설까지, 365일 극단 날씨

맥락2025년 이상기후 보고서 발간, 연간 이상기후 47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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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은 봄 가뭄, 여름 폭염, 가을 태풍, 겨울 폭설까지 사계절 내내 극단적인 날씨에 시달렸다.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가 10월 26일 공개한 '2025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한 해 동안 발생한 이상기후 현상이 무려 47건에 달했다. 2020년 32건에서 5년 만에 1.5배 가까이 늘었다.

가장 충격적인 건 계절이 뒤바뀐 듯한 이상 현상들이다. 4월 강원도에 때아닌 산불이 번졌는데, 원인은 극심한 봄 가뭄이었다. 강수량이 평년의 30%에 그치면서 산림이 바짝 말라 있었다. 반대로 11월엔 제주도에 하루 2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가을비치고는 장마 수준이었다.

여름 폭염은 이제 연례행사가 됐다. 서울의 열대야 일수는 42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밤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날이 한 달 반 가까이 지속됐다는 뜻이다. 전국 온열질환자는 3,847명으로 집계됐고, 이 중 48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제적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상기후로 인한 직접 피해액만 3조 2천억 원에 달했다. 국민 1인당 6만 원씩 부담한 셈이다. 농작물 피해가 1조 1천억 원으로 가장 컸고, 도로·교량 등 공공시설 피해가 8천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 자료를 보면, 2024년 전 세계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54도 높아져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파리협정이 정한 1.5도 상한선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이다. 유럽은 여름에 48도 폭염을, 호주는 겨울에 대형 산불을 겪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기후 적응 인프라에 15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시 열섬 완화를 위한 바람길 조성, AI 기반 재해 예측 시스템 구축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온실가스 감축 없이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김준 교수는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산지가 많아 기후변화에 더 취약하다"며 "앞으로 10년이 골든타임"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기상청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현재 추세대로라면 2050년 서울의 여름은 110일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상기후가 일상이 된 시대, 한국도 더 이상 기후변화 안전지대가 아니다. 극단적인 날씨에 적응하는 것과 동시에, 그 원인인 탄소 배출을 줄이는 노력이 시급하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