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뮈니케국제인권

UN이 24년째 북한 인권 지적하는데, 한국은 왜 참여를 망설였나

맥락유엔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 24년 연속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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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UN 인권이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를 다시 거론했을까. 11월 초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2001년부터 시작해 24년째 이어지는 연례행사다. 그런데 올해는 좀 달랐다. 한국 정부가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기까지 진통을 겪었다는 후문이 들린다.

결의안 내용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북한 주민의 이동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인권최고대표와 특별보고관의 조사 결과에 주목한다는 내용이다. 유럽연합이 주도하고 일본, 미국 등이 공동제안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도 결국 참여했지만, 내부에서는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문제는 북한의 반응이다. 북한은 이 결의안을 '적대시 정책'으로 규정한다. 한국이 공동제안국에 참여하면 남북관계가 더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부의 결의안 참여를 비판하며 "그걸 감수하면서까지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인권 문제를 외교 카드로만 볼 수는 없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은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이다. 국제사회에서 인권을 중시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하려면, 북한 인권 문제에도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딜레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나라는 한국뿐이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아예 이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다. 베트남, 쿠바 등도 기권한다. 자국의 인권 상황이나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한 선택이다. 반면 일본은 2008년부터 꾸준히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다. 납북자 문제 해결이라는 실리적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24년간 같은 내용의 결의안이 반복되는데 실효성은 있을까. 북한은 여전히 이를 무시한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압박이 없었다면 북한 인권 상황은 더 악화됐을 수도 있다. 탈북민들의 증언이 국제무대에서 계속 언급되는 것도 이 결의안 덕분이다.

한국 정부는 매년 이 시기가 되면 같은 고민을 반복한다. 북한 주민의 인권을 외면할 수도, 남북관계를 무시할 수도 없다. 그래서 정권에 따라 참여와 불참을 오간다. 보수 정부는 참여하고, 진보 정부는 빠지는 패턴이 굳어졌다.

하지만 인권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북한 주민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 동시에 한반도 평화도 중요하다. 이 두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UN 결의안이 던지는 질문은 여전히 무겁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