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 해 동안 한국이 기후재난으로 입은 경제적 피해가 8조 2천억 원에 달했다.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가 11월 26일 공개한 '2025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2023년 대비 23% 늘어난 규모다. 국민 1인당 15만 8천 원씩 기후재난 비용을 부담한 셈이다.
보고서가 집계한 이상기후 발생 일수는 312일. 거의 매일 어딘가에서 폭염이나 폭우, 가뭄이 번갈아 닥쳤다는 뜻이다. 특히 여름철 폭염 일수는 28.3일로 평년(11.2일)의 2.5배를 넘었고, 11월에 내린 비는 평년 강수량의 180%를 기록했다.
피해 유형별로 보면 농업 분야가 3조 1천억 원으로 가장 컸다. 폭염으로 과수 생산량이 30% 줄었고, 11월 폭우로 김장 배추값이 포기당 1만 원을 넘어섰다. 건설·교통 인프라 피해가 2조 3천억 원, 보건의료 지출 증가가 1조 8천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OECD 38개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GDP 대비 기후재난 피해액은 0.37%로 9위다. 1위인 그리스(0.82%)의 절반 수준이지만, 독일(0.21%)이나 프랑스(0.19%)보다는 높다. 면적당 피해 밀도로 따지면 한국이 OECD 2위에 오른다.
정부는 2030년까지 기후적응 인프라에 50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기후재난 보험 가입률도 농가 기준 12%에 머물러 있어, 피해의 88%는 개인이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2025년 피해액이 10조 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 폭염 일수가 35일을 넘기고, 가을 태풍도 평년보다 1~2개 더 올 것으로 예측했다. 312일의 기후재난이 365일로 늘어나는 '재난 일상화'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