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시작된 일이다. 성남 지역 시민단체들이 내년 6·3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의 범죄 전력을 전수조사하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예비후보자로 거론되는 인물 11명이 음주운전부터 횡령, 배임, 선거법 위반까지 다양한 범죄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시민단체가 조사를 시작한 배경에는 지난해 성남시의회에서 불거진 일련의 비리 사건들이 있었다. 시의원 3명이 연이어 구속되거나 기소되면서 지역 정치권의 도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특히 이들 중 2명은 당선 당시 전과 사실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를 주도한 성남시민연대는 예비후보자들의 판결문과 수사 기록을 입수해 분석했다. A 전 시의원은 2025년 4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15%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B 예비후보는 2020년 업무상 횡령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회사 자금 3,000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였다.
상대 진영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예비후보자들은 "과거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며 "유권자가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A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20대 초반의 실수였다.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반면 현직 시의원들은 "범죄 전력이 있는 인물들의 공천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성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전국 기초단체장 당선자 226명 중 31명(13.7%)이 범죄 전력을 갖고 있었다. 2014년에는 27명(11.9%)이었다. 선거를 거듭할수록 전과자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가 된 지방의원은 312명에 달한다.
시민단체들은 정당 차원의 공천 심사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성남시민연대는 "단순히 전과 유무만 따질 게 아니라 범죄 내용과 반성 정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중대 범죄 전력자의 피선거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음 수순은 각 정당의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내년 1월 중 공천 룰을 확정할 예정이다. 과연 시민단체의 요구가 얼마나 반영될지, 범죄 전력을 가진 예비후보자들이 공천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유권자들도 후보자의 과거 행적을 꼼꼼히 살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