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현대차 노조가 아틀라스 프로젝트를 막겠다고 나섰을까? 회사가 추진하는 미래 모빌리티 전환의 핵심 축이자,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을 총망라한 이 프로젝트를 두고 노조는 "21세기판 러다이트 운동"이라는 비판까지 감수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부터 본격화한 '아틀라스' 프로젝트를 통해 완성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는 물론 도심항공교통(UAM), 로봇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전환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기존 생산직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대거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노조 측은 "회사가 미래 먹거리를 찾는 건 이해하지만, 현재 일하는 4만여 명의 고용 안정 없이는 어떤 변화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자동화 공정 확대로 인한 인력 감축 우려가 크다. 실제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30% 적어 필요 인력도 그만큼 줄어든다.
경영진은 "신사업 전환 과정에서 재교육을 통해 기존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고용 보장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내에서 노사 간 대화를 이끌 만한 구심점이 뚜렷하지 않다"며 갈등 장기화를 우려했다.
비슷한 상황은 이미 해외에서 먼저 벌어졌다. 독일 폭스바겐은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3만 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노조가 대규모 파업을 벌였고, 결국 2029년까지 강제 해고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GM도 전기차 공장 전환 시 기존 노동자 재배치를 약속하는 단체협약을 맺었다.
국내에서도 노란봉투법 재추진 움직임이 일자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하청업체 노조도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전국금속노조는 이미 현대차 사내 하청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중재에 나서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는 모습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기업의 미래 전략과 노동자의 생존권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섣부른 개입은 오히려 갈등을 키울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음 분기점은 3월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아틀라스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하기로 한 시점이다. 여기서 고용 안정 방안이 포함되지 않으면 노조의 실력 행사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진보와 일자리 보호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