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4일 이사회를 열고 사내하청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2026년 하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일하는 협력사 소속 노동자들이 대상이다. 이는 2011년부터 15년간 이어진 불법파견 논란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는 결정이다.
직접 전환의 배경에는 지난해 시행된 노란봉투법이 있다. 개정 노동조합법은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되는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해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명시했다. 여기에 2025년 12월 대법원이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3명에 대해 불법파견을 인정한 판결이 결정타가 됐다.
포스코 측은 "법적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ESG 경영 기조에 부합하는 선제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전환 대상자에게는 포스코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체계와 복리후생이 적용된다. 다만 기존 정규직과의 호봉 통합에는 3년의 경과기간을 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포스코의 사내하청 비율은 전체 인력의 32%로 제조업 평균(25%)을 크게 웃돌았다. 이번 전환으로 포스코의 직접고용 비율은 68%에서 89%로 올라간다. 연간 추가 인건비는 약 4,800억 원으로 추산된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15년간의 투쟁이 결실을 맺었다"면서도 "전환 과정에서 임금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동연구원 박준호 연구위원은 "포스코의 결정이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업계 전반에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중소 협력사들의 우려도 있다. 협력사 사업주들은 "핵심 인력이 원청으로 빠져나가면 사업 존속이 어려워진다"고 호소하고 있다. 고용부는 협력사 전환 지원금과 기술 자립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전환 1단계로 7월까지 포항제철소 3,200명을 먼저 직접 고용하고, 2단계로 광양제철소 3,800명을 12월까지 전환한다.
15년간 고착된 원청-하청 이중구조에 균열이 생겼으며, 제조업 전반의 고용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는 신호탄이다.
법 시행 이후 7,000명 규모의 직접 전환은 최대이며, 법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된다.
원청 직접 고용 확대가 중소 협력사의 인력 유출과 사업 존속에 미칠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