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는 4월 16일 포스코 광양·포항제철소 협력사 소속 노동자 223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3·4차)에서 원고 215명 승소 취지의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2017년 소송 제기 이후 9년 만의 결론이다. 대법원은 포스코가 협력업체 노동자들에 대해 실질적인 업무 지휘·감독권을 행사한 만큼 근로자파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포스코는 대법원 최종 판결에 앞서 4월 7일 협력사 현장 직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는 방안을 이미 공식 발표한 상태였다. 서울신문 등 주요 언론은 이를 '불법파견 논란 정면 돌파'로 평가했다. 대법 확정 이후 포스코는 4월 16일 다시 "7,000명 직고용 계획은 변함없이 추진된다"고 재확인했다. 포스코 철강 부문 전체 직원 대비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판결 자체는 노란봉투법 해석이 아니라 근로자파견법상 파견관계와 직접고용 의무를 적용한 것이다. 다만 결과가 가진 정치·산업적 파급은 2026년 3월 10일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일명 노란봉투법)의 사용자 범위 확대 취지와 맞물려 해석됐다. 포스코처럼 장기 원·하청 구조를 유지해 온 기업에게는 파견·직접고용 판결과 새 노조법이 동시에 작용해, 향후 협력사 노동자와의 관계 재정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철강업계에서는 대규모 직고용이 고정비 구조와 임금 체계에 근본적 부담을 준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노동학계에서는 현대제철·자동차 부품사 등 유사한 불법파견 소송이 누적된 대기업에 대해, 포스코 사례가 사회적 비용을 분산하며 연착륙할 수 있는 참고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있다.
정부의 공식 가이드라인 개정이나 추가 정책 조치는 판결 이후 검토 단계에 있으며, 아직 확정 발표는 없다. 동시에 경영계 일각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외주 발주가 위축되면서 중소 협력업체 일감 감소라는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남은 쟁점은 인건비다. 포스코 본사 정규직과 협력사 직원 사이의 임금 격차를 단계적으로 좁힐 경우, 7,000명 규모의 직고용 전환에는 상당한 연간 인건비 증가가 불가피하다. 포스코는 생산성 연동 임금체계 설계와 자동화 투자로 급격한 비용 상승을 완화한다는 방침이지만, 구체적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3월 10일 시행된 노동조합법 2·3조 개정 이후 한 달 만에 대기업이 7,000명 규모 직고용을 결정한 첫 사례로, 향후 유사 판례와 기업 결정의 기준점이 된다.
2017년 시작된 3·4차 소송이 9년 만에 원고 승소로 확정되면서, 이미 진행 중인 다른 불법파견 소송들도 같은 결론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제철, HD현대, 현대차 부품사 등 장기간 원·하청 구조를 유지해 온 제조업 전반의 고용 관행이 재편 압력을 받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