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포르마시옹
대만해협

대만해협의 조용한 긴장, 중국 군사훈련 일상화와 한반도의 간접 피해

조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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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2026년 1분기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해협 주변 항공기·함정 탐지 누계가 500회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검(聯合劍·Joint Sword)'이라 명명된 정기 훈련은 2022년 낸시 펠로시 대만 방문 이후 일상화됐으며 이제는 '신질서'로 굳어지고 있다. 한국은 직접 당사자가 아니지만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수출 항로 위협·에너지 안보 변수라는 세 갈래로 간접 피해가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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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펠로시 하원의장 대만 방문 직후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규모 훈련이 시작됐고 '연합검(聯合劍·Joint Sword)'이라는 공식 명칭은 2023년 4월 차이잉원 당시 대만 총통과 매카시 미 하원의장 회동 이후 첫 사용됐다. 이후 3년 반이 지난 2026년, 이 훈련은 더 이상 '특별한 사건'이 아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와 한국국방연구원(KIDA) 4월 초 분석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대만 국방부 일일 발표 기준 중국군 항공기·함정 탐지 건수가 500회 이상 누적됐다. 하루 평균 5회 이상. 항공기 단독 ADIZ 진입은 2025년 대비 감소 추세지만 함정 포함 통합 탐지 건수 기준으로는 2022년 초기 대비 누적 규모가 크게 늘었다.

훈련의 성격도 변화했다. 초기에는 '포위 시위' 성격이 강했다면, 2025년 이후에는 실전 시나리오에 근접한 '통합작전 연습'이 주류다. 해상·공중·전자전·사이버·우주까지 망라한 5개 영역 합동훈련이 정례화됐고 훈련 후 중국 국방부는 "대만 독립 세력을 둘러싼 엄중한 경고"라는 표현을 반복한다. 대만 국방부도 일간 브리핑에서 중국군 항공기 Taiwan ADIZ(대만 방공식별구역) 진입 횟수를 공개하면서 '양측 정보전'의 일부가 됐다.

이러한 '훈련 일상화'의 의미는 단순한 군사적 과시를 넘는다. 중국의 전략은 대만을 향한 '점진적 침식(gradual erosion)'을 통해 미국의 억제력을 무력화하고 국제사회의 '전쟁 피로'를 유도하는 것이다. 미 국방부가 2024년 12월 공개한 2024 China Military Power Report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핵탄두를 2030년까지 1,000기로 증강하고 삼축(三軸) 전력을 완성하는 것은 대만 유사시 미국의 개입 비용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의 군사적 뒷받침이다.

한국은 대만해협 사태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다. 그러나 세 갈래의 간접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첫째, 방공식별구역 침범. 중국 군용기가 한국 KADIZ에 무단 진입한 횟수는 2024년 90여 회에서 2025년 60여 회로 줄었다가, 2026년 1분기에만 41회에 달하며 다시 급증 추세로 전환됐다. 대부분이 대만해협 훈련의 '파생 비행'이다. 한국 공군은 매번 대응 출격하며 훈련 여파로 연료·부품·조종사 피로도가 누적된다.

둘째, 수출입 항로 위협이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입 컨테이너 상당수가 대만해협을 통과한다. 한국무역협회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CSIS 추정 한국 수입 물량의 약 30%, 수출 물량의 약 23%가 대만해협 인근을 지난다. 반도체 완제품·원자재·LCD·자동차 부품이 주요 품목이다. 중국의 훈련이 '해상 통제'를 예고할 때마다 보험료가 뛰고 우회 항로는 항해 거리를 늘린다. 주요 해운사는 대만해협 통과 선박을 둘러싼 전쟁위험 보험료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셋째, 에너지 안보 변수다. 한국은 원유의 68%를 중동에서 수입하는데 이 원유는 말라카 해협·남중국해를 거쳐 한국으로 들어온다. 대만해협 긴장이 고조되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도 강화되며 한국 선박의 자유 항행이 위협받는다. 이란 전쟁으로 이미 호르무즈 해협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동아시아 해로까지 동시 위협을 받으면 한국의 에너지 공급은 이중 취약성에 노출된다.

미국의 대응은 '회색지대 대결(gray zone contest)'이라는 새 개념으로 재편되고 있다. 전면 전쟁이나 평화가 아닌 '지속적 군사 시위·제한적 충돌·경제 제재'의 복합적 압박을 유지하는 전략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안은 대만·인도태평양 군사 지원 확대 기조를 유지하며 하원 자료 기준 대만을 둘러싼 해외군사금융(FMF)은 약 23억 달러 규모로 논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유사시 개입 범위에 대해서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발언을 반복해 억제력 신뢰성을 둘러싼 해석을 복잡하게 만든다. 이 양면성이 중국의 계산에 영향을 준다.

일본은 가장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 오키나와와 이시가키·요나구니 등 남서제도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가속화하고 해상자위대 함정을 대만해협 주변 순찰 작전에 더 자주 투입한다. 일본 방위백서 최신판(2024)은 "대만해협의 안정은 일본의 안전과 분리될 수 없다"는 표현을 공식화했다. 1972년 일중 수교 이래 가장 명시적인 대만 연대 선언이다. 한국은 이 수준의 선언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한미일 3국 합동훈련 빈도는 증가세다.

한국의 딜레마는 분명하다. 중국은 한국 최대 교역국(2024년 기준 무역의 23.1%)이고 대만은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1위국(TSMC 시장점유 약 70% (TrendForce 2025년))이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는 경제에 직접 타격, 대만 유사시 방관은 반도체 공급망에 치명적 타격이 된다. 이 두 상자에서 어느 쪽도 깨뜨릴 수 없는 구조.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은 과거 미국의 전유물이었지만 2026년에는 한국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만해협의 위기는 2027년(중국이 건군 100주년을 맞이하며 대만 '통일' 능력 확보 목표로 지목한 해)을 향해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훈련이 일상이 되고 일상이 '새로운 정상(new normal)'이 될 때, 실제 충돌이 언제 시작됐는지조차 알지 못할 수 있다. 한국은 이 그림자 아래서 선택의 시간을 벌기 위해, 더 촘촘한 외교·경제·군사 대응의 그물을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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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분기 PLA 항공·함정 탐지 누계
합참·KIDA 분석, 20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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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분기 KADIZ 진입
한국 합동참모본부, 20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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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시아역내 무역 대만해협 경유
한국무역협회, 2025
이 기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1
'새로운 정상'의 위험

중국 군사훈련 탐지 누계 500회대는 위기의 일상화다. 일상화된 군사 시위가 실제 충돌의 문턱을 낮추는 구조를 만든다.

2
한국 수출 항로의 간접 취약성

CSIS 추정 기준 한국 수입 물량의 약 30%, 수출 물량의 약 23%가 대만해협 인근을 지나고 해운사의 전쟁위험 보험료 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군사 긴장이 경제 비용으로 직접 번역된다.

3
전략적 모호성의 한계

중국 최대 교역국 관계와 대만 반도체 공급망 사이에서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은 단기 전략일 뿐, 2027년 전후 선택 압박이 구체화된다.


이 기사는 공공 데이터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