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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 1년차 점검, 입법·자율 사이 줄다리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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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7월 출범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와 한국온라인쇼핑협회의 다크패턴 자율규약 등 자율규제 트랙을 1년 넘게 운영해 왔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 차등 중개수수료(2.0~7.8%)는 2025년 2월 26일 시행됐고, 다크패턴 자율규약에는 네이버·쿠팡·카카오 등 28개사가 참여한다. 그러나 2025년 들어 새 정부가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재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자율규제 1년차 평가는 입법으로의 전환 분기점에 놓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동해 온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 트랙은 두 갈래다. 하나는 2024년 7월 출범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로,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와 입점업체 단체, 공익위원이 참여해 중개수수료와 영수증 표기 등을 다뤘다. 다른 하나는 한국온라인쇼핑협회를 중심으로 시행된 '온라인 인터페이스 운영에 관한 자율규약'으로, 무료 체험 후 자동 유료 전환 같은 다크패턴을 차단하는 데 목적을 둔다. 다크패턴 자율규약에는 네이버·쿠팡·카카오·롯데쇼핑·컬리·11번가·신세계쇼핑·G마켓 등 주요 온라인쇼핑몰 28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1년차 가시적 성과 중 가장 뚜렷한 항목은 배달앱 차등 중개수수료다. 상생협의체 합의에 따라 배달의민족은 단일 9.8%였던 중개수수료를 2025년 2월 26일부터 거래액 구간별 차등 체계로 전환했다. 거래액 상위 35% 가맹점에는 7.8%, 중위 구간(35~80%)에는 6.8%, 하위 20%에는 2.0%가 적용되는 구조다. 쿠팡이츠도 같은 방식의 2.0~7.8% 차등 체계에 합류해 향후 3년간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포장 주문 수수료 부과를 둘러싸고 자영업자단체 반발은 이어지고 있어, '합의 이행'과 '추가 갈등'이 동시에 진행되는 모습이다.

분쟁 통계는 자율규제만으로 흐름을 바꾸기 쉽지 않은 구조를 보여준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2023년 10월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플랫폼-입점업체 분쟁 조정 처리 건수는 2019년 30건에서 2020년 71건, 2021년 97건, 2022년 95건으로 누적됐고, 2023년에는 8월까지만 108건이 접수돼 4년 만에 약 3.6배 늘었다. 같은 기간 조정 성사율은 47.6%로 절반을 밑돌아, 조정 단계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비중이 더 컸다. 공정거래조정원은 이 수치를 '플랫폼 갑을 분쟁의 구조적 누적'으로 해석한다.

입법 트랙도 다시 움직인다. 한국경제 등의 보도에 따르면 공정위는 2025년 6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의 재추진 방침을 밝혔고, 새 정부 출범 이후 입법 일정이 빨라지는 흐름이다. 법안은 카카오·네이버·쿠팡·배달의민족 등 일정 규모 이상 플랫폼이 입점업체를 상대로 하는 자사 우대, 끼워팔기, 최혜대우 요구, 멀티호밍 제한 같은 행위를 사후 규제 형태로 금지하는 구조를 골자로 한다. 법무법인 BKL 뉴스레터(2025년 6월 5일)도 이 흐름을 새 정부 공정거래 정책의 핵심 축으로 분석했다. 전자신문은 2026년을 "온라인 플랫폼 규제 본격화의 해"로 전망하면서, 온플법과 별개로 배달비 상한 입법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짚었다.

중개수수료 공시 의무화는 자율규제와 입법의 경계에 걸쳐 있다. 현재는 배달앱 상생협의체 합의로 차등 수수료율이 공개됐지만, 모든 플랫폼이 결제수수료·서버 이용료·광고비를 포함한 '실효 부담률'을 정형화된 양식으로 공시할 법적 의무는 없다. 자영업자 단체는 영수증 단위에서의 수수료 분리 표기와 함께 분기별 공시를 요구해 왔고, 일부 의원입법안은 이를 명문화하는 방향이다. 다만 KDI는 한 보고서에서 플랫폼 거래의 양면성을 들어 전통적 '갑을 규제' 방식의 단순 적용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공시 항목 설계 단계에서 정보 비대칭만 정확히 줄이자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해외 비교 축은 EU 디지털서비스법(DSA)과 디지털시장법(DMA)이다. EU 집행위원회는 2023년 9월 6일 알파벳·애플·메타·아마존·바이트댄스·마이크로소프트 6곳을 DMA 게이트키퍼로 1차 지정해 자사 우대 금지·데이터 결합 제한 등을 사전 규제로 부과했고, DSA는 2023년 4월 25일 매우 큰 온라인 플랫폼(VLOP) 17곳·매우 큰 검색엔진(VLOSE) 2곳을 1차 지정한 뒤 2024년 2월 17일부터 EU 내 모든 중개 서비스로 적용을 일반화했다. 디지털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EU는 2026년에도 빅테크 규제 집행을 계속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 온플법이 사후 규제 위주인 것과 달리 EU의 DMA는 사전 지정·사전 의무 부과 모델이라는 점이 가장 큰 구조적 차이다.

자율규제 1년차 평가의 결론은 한 줄로 정리되지 않는다. 배달앱 차등 수수료처럼 합의 이행이 가시적인 영역과, 분쟁 조정 누적·다크패턴 잔존처럼 자율규약만으로 줄지 않는 영역이 공존한다. 공정위는 자율기구 운영 성과를 입법안 설계의 근거로 흡수하는 한편, 다크패턴 자율규약 참여 28개사에 대한 이행 점검을 정례화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산업계는 이중 규제 부담을, 입점업체와 시민단체는 자율규약의 강제력 한계를 지적한다. 2026년의 핵심 변수는 온플법 본회의 통과 시점, 그리고 그 시점까지 자율규제 트랙이 얼마나 구체적인 이행률 데이터를 축적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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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누계 분쟁조정 처리
공정거래조정원, 20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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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패턴 자율규약 참여 사업자
한국온라인쇼핑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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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쿠팡이츠 차등 수수료 상한
상생협의체, 2025.02.26 시행
지금 이 시점에 의미 있는 이유
2026년 4월은 배달앱 차등 중개수수료가 시행된 지 약 1년이 된 시점이며, 새 정부가 온플법 재추진 일정을 본격화하는 시기와 겹친다. 자율규제 트랙의 1년차 데이터(분쟁 조정·수수료 변화·다크패턴 위반 시정 건수)가 입법안 수위와 적용 범위를 결정하는 직접 근거가 된다. EU DSA의 2026년 집행 강화와 맞물려, 국내 플랫폼이 국내·역외 규제를 동시에 받는 구조도 확정되는 국면이다.
이 기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1
자율 vs 입법의 분기점

배달 상생협의체와 다크패턴 자율규약은 1년 넘게 가동됐지만, 분쟁 조정 누적과 입점업체 반발은 줄지 않았다. 자율규제 1년차 점검 결과는 온플법 입법 수위를 결정하는 핵심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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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수수료 공시 의무화

차등 수수료 도입으로 표면 수수료율은 공개됐지만, 결제·광고를 포함한 실효 부담률 공시는 여전히 자율 영역이다. 정형화된 공시 양식 의무화는 다음 단계 쟁점이다.

3
EU DSA·DMA와의 구조 차이

EU는 사전 지정·사전 의무 부과 모델, 한국 온플법은 사후 규제 모델로 설계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은 두 체계를 동시에 충족해야 해, 규제 정합성 자체가 산업 비용 변수가 된다.

플랫폼-입점업체 분쟁 조정 처리 건수 추이(건)
출처: 공정거래조정원·국정감사 자료, 2023.10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