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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째주 ·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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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구의 저편에서, 초인종을 누르러 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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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켄 로치의 카메라는 늘 관공서 창구의 안쪽이 아니라 바깥쪽에 섰습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심장마비를 겪은 59세 목수는 노동이 불가하다는 주치의 소견과 '일할 수 있다'는 심사 결과 사이에 끼여 수당을 잃습니다.

켄 로치의 카메라는 늘 관공서 창구의 안쪽이 아니라 바깥쪽에 섰습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심장마비를 겪은 59세 목수는 노동이 불가하다는 주치의 소견과 '일할 수 있다'는 심사 결과 사이에 끼여 수당을 잃습니다. 그 창구의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소식이 어제 행정안전부에서 나왔습니다. 지방세를 못 낸 이들을 전화로, 발로 찾아가는 '지방세입 체납관리단'이 8월부터 전국 2,000여 명 규모로 가동된다는 예고입니다.

행정안전부는 7월 6일, 지난 6월 11일 문을 연 울산에 이어 인천에서도 같은 날부터 체납관리단이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인천의 규모는 134명. 4월 채용 공고로 시작해 303명이 지원했고, 2.3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이들이 6월에 최종 선발됐습니다. 대구와 대전, 세종을 비롯한 다른 광역 지자체도 이달 안에 채용을 마무리한다고 하니, 여름의 끝에는 전국의 골목마다 이 인력이 서 있게 되는 셈입니다.

발표문이 규정한 이들의 일은 두 겹입니다. 지자체가 채용한 기간제근로자가 전화 상담과 현장 방문으로 실태를 조사해 체납자의 '실질적인 납부 능력'과 '생계 곤란 여부'를 확인합니다. 그다음은 전담 공무원의 몫이죠. 고의적 체납자에게는 엄정하게 대응하고, 생계가 어려운 체납자에게는 복지 서비스를 연계한다. 한 문장 안에 단속과 구제가 나란히 들어 있는 이 설계가, 저에게는 영화 한 편을 다시 펼치게 만든 대목이었습니다.

다니엘 블레이크는 뉴캐슬에서 평생 목수로 산 홀아비입니다. 심장이 그를 멈춰 세웠는데도, 노동능력 평가는 그를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분류합니다. 고용지원수당은 끊기고, 항고는 온라인으로만 받는다는 안내가 돌아옵니다. 마우스조차 손에 익지 않은 그에게, 국가는 곳곳에서 컴퓨터 화면과 통화 대기음의 얼굴로 나타납니다.

로치가 집요하게 붙잡은 것은 이 사람이 게으르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다니엘은 일하고 싶어 하고, 이력서 워크숍에 앉고, 발품을 팔아 일자리를 구합니다. 다만 심장이 허락하지 않을 뿐이죠. 제도가 그를 '일할 의지가 없는 자'와 '일할 수 없는 자' 사이 어디에도 놓아주지 않을 때, 그는 관공서 벽에 스프레이로 자기 이름을 씁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굶어 죽기 전에 항고 날짜를 요구한다."

영화가 그리는 창구의 비극은 악인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담당자들은 규정대로 움직입니다. 그 규정이 사람을 '컴퓨터 화면의 점' 하나로 축소할 때, 선의의 개인들이 모여 무정한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이죠. 다니엘이 항고 심판을 앞두고 화장실에서 숨을 거둔 뒤, 케이티가 장례식에서 그를 대신해 읽는 문장은 그래서 유언이자 항변입니다. "나는 컴퓨터 화면 위의 점이 아니고, 국가보험번호도 아니다. 나는 한 사람의 인간이다."

이 지점에서 체납관리단으로 되돌아옵니다. 영화 속 국가가 '화면 뒤'에서 사람을 밀어냈다면, 이번 정책의 방향은 정반대입니다. 사람을 화면 밖으로 끌어내 직접 문 앞에 세우겠다는 것이니까요. 전화를 걸고 초인종을 누르는 이 접촉은, 잘 쓰이면 다니엘에게 없었던 바로 그것 — 사정을 들어줄 얼굴 — 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발표문은 그 얼굴에 '복지'라는 이름을 달아 두었습니다. 생계형 체납자를 찾아내 복지 서비스로 잇겠다는 문장은, 세금을 받아내는 손이 동시에 도움을 건네는 손이 되겠다는 약속입니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의 말마따나 "누수되는 지방세입을 확충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의 문제를 함께 푸는 시도라면, 이는 징수 행정이 오래 품어온 이상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같은 접촉이 반대 방향으로도 쓰일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발로 찾아가는 조사는 상담이 될 수도, 압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문 앞에 선 사람이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을 때와 "언제 내실 겁니까"라고 물을 때, 초인종 소리의 무게는 전혀 달라지죠. 게다가 이들의 첫 임무는 '납부 능력'의 확인입니다. 능력을 재는 시선과 곤란을 살피는 시선은, 같은 집 앞에서 미묘하게 어긋납니다.

다니엘을 무너뜨린 것도 실은 이 '능력 판정'이었습니다. 그를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분류한 한 장의 평가서. 체납관리단이 매기게 될 '실질적 납부 능력'이라는 잣대 역시, 누가 어떤 기준으로 재느냐에 따라 구제의 입구가 되기도 하고 낙인의 출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발대식에서 지방세 제도와 개인정보보호, 현장 상담 요령을 가르치는 직무교육을 함께 했다는 대목이 그래서 사소해 보이지 않습니다. 이 일의 성패는 결국 문 앞에서의 말 한마디, 태도 하나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짚어둘 결이 있습니다. 이 사업은 '조세 정의'인 동시에 '일자리 창출'로 소개됩니다. 303명이 몰려 2.3대 1의 경쟁을 이룬 인천의 채용은, 이 자리가 누군가에게는 생계의 창구이기도 하다는 뜻입니다. 기간제 일자리를 얻은 사람이, 또 다른 생계의 벼랑에 선 사람을 찾아가는 구조. 다니엘이 케이티를 도왔듯 곤경에 처한 이가 곤경에 처한 이를 마주하는 이 배치는, 따뜻할 수도 서로를 소진시킬 수도 있는 양날입니다.

로치가 우리에게 남긴 질문은 '복지를 줄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제도가 사람을 어떤 얼굴로 대하는가를 물었습니다. 서류의 항목으로 대하는가, 이름을 가진 한 사람으로 대하는가. 2,000여 명이 전국의 문을 두드릴 이번 여름, 그 초인종 뒤의 표정이 어느 쪽을 향할지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것입니다.

세금은 받아야 하고, 못 내는 사정은 살펴야 합니다. 이 두 당위가 한 사람의 방문객 안에서 충돌 없이 포개질 수 있느냐 — 어쩌면 그것이 이 실험의 진짜 시험대입니다. 벽에 이름을 스프레이로 쓰기 전에, 다니엘의 초인종을 먼저 눌러줄 누군가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8월의 골목을 걷게 될 2,000여 명의 발걸음에, 저는 그 가정을 겹쳐 봅니다.

이 기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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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 속 두 얼굴

발표문이 규정한 체납관리단의 임무는 '엄정 대응'과 '복지 연계'가 나란히 놓인 단속·구제의 이중 설계입니다. 초인종의 무게 | 발로 찾아가는 조사가 상담이 되느냐 압박이 되느냐는, 문 앞에서 던지는 첫 질문 하나로 갈립니다. 판정하는 시선 | 다니엘을 무너뜨린 '노동능력 평가'처럼, 체납관리단의 '실질적 납부 능력' 판정도 구제의 입구와 낙인의 출구 사이에 서 있습니다.

공식 예고편

I, Daniel Blake (2016) — 켄 로치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