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의 설명 자료를 보면 상황은 꽤 구체적입니다. 6월 산란계 하루 생산량은 4천705만 개로 평년보다 1.2퍼센트 늘었지만 전년보다는 3.3퍼센트 줄었습니다. 30개들이 한 판 산지 가격은 6천306원, 소비자 가격은 7천481원이었습니다. 지난해보다 각각 9.4퍼센트, 6.7퍼센트 오른 값입니다.
원인으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따른 살처분이 지목됐습니다. 전체 사육 마릿수의 13.7퍼센트에 해당하는 1천134만 마리가 살처분됐습니다. 이 숫자들은 정직합니다. 다만 정직한 만큼 얇습니다.
발표문에는 회복 전망도 담겼습니다. 6월 4천705만 개였던 하루 생산량은 7월 4천900만 개, 8월 4천952만 개, 9월 5천만 개로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산지가격 6천306원은 조류인플루엔자가 크게 번졌던 2021년 6월의 6천110원과 나란히 놓입니다. 정부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천574억 원을 융자와 이자 차액 보전으로 지원해 생산 기반을 떠받쳐 왔습니다. 이 표들은 마릿수와 개수와 원화로 짜인 촘촘한 격자입니다. 그 격자의 눈금 어디에도 닭 한 마리의 이름은 적히지 않았습니다.
한 판 값이 몇백 원 오르내리는 이야기 안에는 그 알을 낳느라 평생 몸을 틀지 못한 닭의 하루가 들어설 자리가 없습니다. '수급 안정'이라는 말은 공급과 가격 사이의 균형만을 가리킵니다. 그 균형을 떠받치는 생산의 실제 조건은 문장 바깥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한승태는 바로 그 바깥에 오래 머뭅니다. 그는 산란계 농장에서 직접 일하며 케이지의 크기를 몸으로 익힌 사람입니다. 그가 기록한 우리는 전자레인지만 한 칸에 서너 마리가 들어차는 구조였습니다. 운영비를 아끼려 한 마리를 더 밀어 넣으면, 가장 약한 닭이 늘 바닥에 깔린 채 지냈다고 그는 적었습니다.
밀식이라는 단어는 통계에 잡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깃털이 뭉텅뭉텅 빠지고 맨살이 드러난 닭의 몸에는 또렷하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케이지에 치이고 다른 닭의 발톱에 긁힌 자국이었습니다.
그가 옮겨 놓은 노동의 자리는 우리가 좀처럼 상상하지 않는 곳입니다. 겹겹이 쌓인 케이지 사이를 오가며 알을 걷고, 폐사한 닭을 치우고, 사료와 물을 채우는 일이 하루의 뼈대였습니다. 냄새와 먼지와 소음은 문장 바깥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 배경음이었습니다. 한 판을 싸게 유지하라는 요구 아래에서, 그 조건을 몸으로 받아 내는 쪽은 닭만이 아니었습니다. 소비자가 '수급 안정'이라는 말 뒤에서 좀처럼 보지 못하는 것도 알값의 뒷면에 붙은 이 노동의 자리입니다.
생산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걸러지는 생명도 있습니다. 알을 낳지 못하는 수평아리는 감별 직후 폐기되는 것이 오랜 관행입니다. 저자는 이 도태를 산업의 당연한 절차로 지나치지 않습니다. 부화장에서 자기 손이 하던 일로 옮겨 놓습니다. 부리를 자르고 케이지에 닭을 채워 넣던 노동의 감촉이, 저자의 문장에서 멀리 있는 뉴스가 아니라 하루치 현실로 되살아납니다.
이 대목에서 이 책이 특별한 이유가 드러납니다. 한승태는 고발자의 목소리로 언성을 높이지 않습니다. 닭 곁에서 일한 노동자였고, 함께 일한 사람들 역시 이 구조에 갇힌 존재로 그립니다. 값을 낮추라는 시장의 압력이 케이지 한 칸에 닭 한 마리를 더 밀어 넣게 만들 때, 그 손을 움직이는 힘은 악의가 아니라 셈법이라는 사실을 놓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2억 개의 수입은 무엇을 할까요. 흔들리는 가격을 잠시 붙잡아 줍니다. 서민의 부담을 더는 일은 그 자체로 값진 정책입니다. 다만 값을 눌러 두는 힘은 생산의 밀도를 늦추지 않습니다.
값을 낮추라는 압력과 사육환경의 숙제는 그렇게 함께 남습니다. 우리가 계산대에서 안도하는 순간, 그 안도의 비용은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조용히 지불되기 쉽습니다. 한승태가 걸어 들어간 곳이 바로 그 지불의 현장이었습니다.
그는 냄새와 소음과 상처를 문장으로 옮겨 왔지만 독자를 몰아세우지는 않습니다. 알 하나의 뒤에 무엇이 있는지 잠깐 멈춰 보라고 권할 뿐입니다. 그 권유는 값이 오를 때보다 값이 안정될 때 오히려 더 무겁게 다가옵니다. 문제가 해결된 듯 보일 때, 우리는 가장 쉽게 고개를 돌리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2억 개가 들어오고 살처분의 여파가 가시면 7월 말 이후 값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내다봅니다. 우리는 다시 그 알이 어디서 왔는지 묻지 않는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한승태의 책은 그 망각의 문턱에 서서, 지금 우리가 지키려는 '한 판'의 값이 정확히 무엇의 값인지를 나직이 되묻습니다.
값이 안정되어도 케이지의 크기는 그대로입니다. 오늘 아침 식탁의 알 가운데 많은 수는, 여전히 몸을 틀 수 없는 자리에서 굴러 나왔을 것입니다.
정부는 서민 장바구니를 위해 계란 2억 개를 들여오지만, 정작 그 알이 만들어지는 케이지 안쪽은 어떤 통계에도 잡히지 않습니다.
값이 안정될수록 우리가 더 쉽게 고개를 돌리는 그 자리를,
산란계 농장에서 직접 일한 한승태의 르포가 대신 지켜봅니다.
- 정책브리핑 · 신선란 2억 개 추가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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