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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다 8월 넷째주] 교실의 스마트폰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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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국회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의결해 2026년 3월부터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의 교원 고시 차원의 규제를 법률 수준으로 격상시킨 것으로, 교실의 주의력 회복과 교권 보호를 목표하지만 플랫폼 규제 없이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25년 8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의결해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오늘의 물음은 단순하다. 법이 교실의 주의력을 되찾게 할 것인가, 아니면 갈등을 규칙으로 밀어넣는 것에 그칠 것인가.

교실에서 스마트폰을 빼앗는 것은 간단하다. 그러나 아이들의 주의력을 되돌려놓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하루 4시간 이상 사용하는 청소년의 뇌에서 피질이 얇아지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틱톡의 짧은 영상에 최적화된 뇌는 45분 수업을 견디지 못한다. 법으로 기기를 금지할 수 있지만, 이미 재배선된 신경회로를 법이 되돌릴 수는 없다.

프랑스는 2018년 세계 최초로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을 법으로 금지했다. 시행 5년 후 평가는 엇갈린다. 수업 집중도는 개선되었지만 학교 밖 사용 시간은 오히려 늘었고, 사이버 괴롭힘은 교실에서 집으로 무대만 옮겼을 뿐이다. 영국도 2024년 학교 스마트폰 금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호주 빅토리아주는 아예 교내 반입 자체를 차단했다. 세계적 추세는 분명하지만, 그 효과에 대한 합의는 아직 없다.

한국 교실의 현실은 더 복잡하다. 교원 권위가 약화된 상황에서 스마트폰 수거는 교사와 학생 간 갈등의 불씨가 되어왔다. 2023년 교권침해 신고 건수 2,700건 중 상당수가 스마트폰 관련 분쟁에서 시작되었다. 법률 차원의 금지는 교사에게 법적 근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학생과의 관계를 규칙으로만 관리하려는 접근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플랫폼 기업의 책임이다. 알고리즘은 청소년의 뇌가 보상에 가장 민감한 시기를 겨냥해 설계되었다. 유튜브의 자동재생, 인스타그램의 좋아요, 틱톡의 추천 피드는 모두 도파민 순환을 극대화하는 장치다. 교실에서 스마트폰을 금지하면서 방과 후에는 이 알고리즘에 아이들을 방치하는 것은, 수돗물의 독소를 걸러내면서 우물물은 마음껏 마시게 하는 것과 같다.

2026년 3월, 법이 시행되면 전국 교실에서 스마트폰이 사라진다. 그 자리에 무엇이 채워질 것인가. 금지는 시작일 뿐이다. 아이들이 화면 없이도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수업, 디지털 없이도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공간, 접속하지 않아도 소외되지 않는 문화. 법이 만들 수 없는 것들을 교육이 만들어야 한다. 과연 우리의 교실은 그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의 일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4시간 38분으로 2019년 대비 1시간 12분 증가했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청소년의 40.1%에 달하며, 이는 성인 23.6%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OECD 교육지표에서 한국 학생의 수업 집중도 점수는 2018년 대비 11% 하락했으며, 디지털 기기 사용과의 상관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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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생 스마트폰 보유율 추이 최근값
방송통신위원회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2024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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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24 증감
방송통신위원회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2018·2024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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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기준
방송통신위원회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2018·2024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이 기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1
흐름 파악

교실의 스마트폰 금지 이슈가 단발성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신호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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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업과 소비자, 투자 심리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3
후속 대응 예측

정책 변화와 함께 실제 효과 및 후속 움직임을 미리 파악할 수 있습니다.

초·중·고생 스마트폰 보유율 추이
출처: 방송통신위원회 · 한국정보화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