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포르마시옹

무인기는 누가 날렸나 — 정보사·국정원 압수수색이 드러낸 국가 정보기관의 균열

김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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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북한의 한국 무인기 침투 주장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군경합동조사 TF'가 민간인 피의자 3명에 대한 주거지 및 사무실 등에 대해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사무실로 알려진 서울시내 한 대학교 앞 취재진 모습.
21일 북한의 한국 무인기 침투 주장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군경합동조사 TF'가 민간인 피의자 3명에 대한 주거지 및 사무실 등에 대해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사무실로 알려진 서울시내 한 대학교 앞 취재진 모습.

 

2월 10일 오전 9시, 군경합동조사태스크포스(TF)가 국군정보사령부와 국가정보원을 포함한 18개소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대한민국의 두 핵심 정보기관이 동시에 강제수사의 대상이 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수사의 출발점은 올해 1월 10일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한국이 침투시킨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한 사건이다. 국방부가 해당 시점에 군 무인기를 운용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면서, 민간 무인기가 북한 영공을 비행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이재명 대통령은 "사실이라면 한반도 평화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며 군경 합동수사를 지시했다. 1월 1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장을 팀장으로 경찰 20여 명과 군 10여 명, 총 30여 명 규모의 TF가 출범했다. 한 달 만에 수사는 민간인의 무인기 비행이라는 단순한 사안을 넘어, 정보사의 민간인 포섭과 공작금 지급, 국정원 직원의 금전 거래, 그리고 12·3 내란 및 2024년 군 무인기 북한 침투 사건과의 연결 가능성까지 포괄하는 국가 정보기관 전반의 통제 실패 문제로 확대되었다.

TF가 이날 밝힌 피의자 구성은 총 7명이다. 북한에 무인기를 비행시킨 혐의의 민간인 3명에게는 항공안전법 위반과 군사기지보호법 위반에 더해 형법 제99조 일반이적죄가 추가 적용되었다. 일반이적죄는 적국에 군사적 이익을 주거나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중형 조항으로, 유죄 시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민간인 피의자 가운데 핵심 인물은 31세 대학원생 오모씨다. 오씨는 올해 1월 17일 채널에이 인터뷰에서 "호기심에서 무인기를 날려 보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스타파의 후속 취재는 전혀 다른 이력을 보여주었다. 오씨는 대학생 시절 극우 단체인 어버이연합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은 보수 청년단체 '한국대학생포럼'의 회장을 지냈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전력이 있다. 함께 입건된 장모씨 역시 대통령실 근무 경력자이며, 두 사람이 이사로 참여한 무인기 제작사 '에스텔엔지니어링'은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된 2023년 9월 1일로부터 3주 뒤인 같은 달 22일에 설립되었다. 세 번째 민간인 김모씨는 에스텔엔지니어링에서 '대북 전문 이사'라는 직함을 맡았고, 2025년 1월 인터뷰에서 "2022년 말 북한이 서울로 무인기를 보낸 것을 보고 '저 거지 같은 애들도 하는데 왜 우린 못하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에스텔의 사업계획서에는 KF-21 전투기 개발 사업에 참여한 연구원이 드론 설계에 관여했다는 내용과, 국군에 무상으로 정찰 자산을 제공한 뒤 유료 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었다. 다만 국방부와 합참, 정보사, 드론작전사령부, 방위사업청 모두 에스텔과 사업을 추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의 행위에 관여한 혐의로 현역 군인 3명이 입건되었다. 정보사 소속 소령 1명과 대위 1명, 일반부대 소속 대위 1명이다. 정보사는 오씨를 '공작 협조자'로 지정하고 위장 언론사 설립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무인기 침투와의 직접적 관련성은 부인하고 있다. 오씨가 2025년 4월 11일 설립한 북한 관련 인터넷 언론사 'NK모니터' 등 2개소에 정보사가 최소 1,300만 원의 공작금을 지급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로 확인되었는데, 이 날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4월 4일로부터 정확히 일주일 뒤다. 뉴스타파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오씨의 언론사 두 곳은 모두 제대로 된 사무실조차 갖추고 있지 않았다. 정보사 내부에서 이 포섭과 공작금 집행을 승인한 인물로 지목되는 A대령은 현재까지 입건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국정원 측에서는 일반직 직원 1명이 입건되었다. 국정원 자체 감찰에 따르면 이 직원은 2022년부터 올해 1월까지 총 16차례에 걸쳐 오씨에게 505만 원을 빌려주었다. 국정원은 "개인적 친분에 의한 사비 대여"라고 해명했으나, TF는 무인기 사건과의 연관성을 별도로 수사하고 있다.

18대
군 무인기 침투 대수
내란특검
1,300만 원
정보사 공작금
뉴스타파
505만 원 (16회)
국정원 직원 금전거래
국정원 자체 감찰

이번 민간 무인기 사건은 2024년 군 무인기의 북한 침투 사건과 분리해서 읽기 어렵다.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0월 2일부터 11월 18일까지 우리 군의 무인기 18대가 2~3일 간격으로 평양, 원산, 남포, 개성에 침투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부터 작전을 기획했고, 합참의장과 당시 국방장관은 한 달여 뒤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검은 2025년 11월 10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 등을 일반이적죄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로 기소하면서, "북한을 도발해 공격을 유도하고 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려 했다"고 결론 내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특검 조사에서 "정당한 군사작전이었고 일일이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2026년 민간 무인기 사건이 군 무인기 침투의 연장선인지, 완전히 별개의 행위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에스텔엔지니어링의 설립 시점과 드론작전사령부 창설 시점의 근접성, 오씨와 장모씨의 대통령실 근무 이력, 정보사 공작금의 흐름, 파면 직후라는 공작금 집행 시점이 수사의 방향을 정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월 20일 국무회의에서 "상대 국가한테 전쟁 개시 행위를 하면 처벌하는 법조문이 있다, 이게 전쟁 개시 행위나 마찬가지다, 북한 지역에 총 쏜 거하고 똑같다"고 말하면서 "국가 기관이 연관되어 있다는 설이 있다"고 직접 언급했다.

법리의 난관도 있다. TF가 민간인 3명에게 일반이적죄를 적용한 것은 이 사건을 단순한 항공법 위반이 아니라 국가 안보를 위협한 중대 범죄로 보겠다는 수사 의지의 표현이지만, 법조계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 현직 공안검사는 "일반이적죄는 적을 돕는 행위를 처벌하려는 취지인데, 북한조차 적대 행위로 규정한 무인기 침투를 해당 혐의로 처벌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내란특검 관계자도 "민간 무인기와 군 무인기는 침투 목적과 효과에 극명한 차이가 있다"고 비교했다. 2023년에는 국내 동호회가 자체 무인기로 금강산 일대를 비행하고 촬영했으나 일반이적죄 적용 없이 종결된 선례도 있다. 대안으로는 2025년 12월 개정으로 모든 무인기에 적용 가능해진 항공안전법 위반과, 통일부 장관 승인 없는 대북 반출을 금지하는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이 거론된다. 그러나 법리적 쟁점 자체가 이 사건의 본질은 아니다. 핵심 질문은 오씨 등이 왜 무인기를 날렸는지, 배후에 조직적 지시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지시의 최종 출처가 어디인지다.

이번 사건이 드러낸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대한민국 정보기관에 대한 제도적 감독의 부재다. 정보사령부는 군 내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조직'으로 불린다. 구체적인 임무와 편제 자체가 기밀이며, 월간조선의 올해 2월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장관도 정보사의 구체적인 사정은 잘 모른다"는 것이 정보사 내부의 전언이다. 여단장이 관리하는 공작 예산만 연간 500억 원 안팎이라고 전해지지만, "공작 목적이었다고 기재하면 끝인 셈"이라는 내부 증언처럼 실질적 감사는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국정원이 예산 조정과 통제를 맡고 있으나, 그 국정원의 직원이 이번 사건의 피의자로 입건된 상황에서 통제 체계의 실효성은 근본적으로 의문에 부쳐진다. 정보사가 30대 대학원생을 공작 협조자로 지정하고, 실체 없는 인터넷 언론사 2곳에 공작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어떤 내부 견제도 작동하지 않았다. 공작금 지급 시점은 12·3 내란으로 정보사 전·현직 간부들이 줄줄이 잡혀 들어가던 와중이었다. 그 혼란 속에서도 공작금은 흘러나갔다. 더불어민주당은 2025년 4월 정보사의 예산과 훈련 내용에 대한 국회 보고 범위를 확대하는 '양지화' 개혁안을 추진했으나, 이 법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TF의 수사가 가 닿아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정보사의 오씨 포섭과 공작금 지급은 어떤 지휘 계통에서 승인되었는가. 입건에서 제외된 A대령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에스텔엔지니어링의 설립과 드론작전사령부 창설 사이의 3주라는 간격은 우연인가. 파면 직후에 공작금이 집행된 맥락은 무엇인가. 국가 정보기관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필수적인 존재다. 그러나 그 존재의 정당성은 민주적 통제 안에 있을 때만 성립한다. 12·3 내란에 정보사가 동원된 뒤에도, 정보사의 공작금이 민간인의 북한 무인기 침투에 흘러간 정황이 드러난 뒤에도, 정보기관에 대한 제도적 감독 체계는 달라지지 않았다.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국회가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이 있다. 비밀이라는 이름 아래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인 정보기관을 민주적 통제의 궤도 위에 올려놓는 일은, 수사와 별개로 지금 시작되어야 한다.

국군정보사령부국가정보원민간인 피의자 오모씨
이 기사가 던지는 질문
민간인의 북한 무인기 침투는 단순 호기심의 일탈인가, 아니면 국가 정보기관이 배후에 있는 조직적 공작인가?
2024년 군 무인기 18대의 평양 침투와 2026년 민간 무인기 사건은 계엄 명분 조성을 위한 하나의 연결된 작전이었는가?

이 기사는 공공 데이터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