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오늘도 부동산 뉴스를 봤다. 서울 낡은 아파트 가격이 더 올랐다는 기사였다. 5년 넘은 아파트가 신축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당신의 눈은 숫자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 숫자들이 누군가의 20년인지, 30년인지는 묻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이 공표주기를 단축하기로 했다. 이상 징후를 빠르게 감지하기 위해서란다. 매주, 매일, 더 빠르게 숫자가 쏟아진다.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속도만큼 우리의 시계도 빨라진다. 그런데 집에 사는 사람들의 시간은 어떻게 흐를까.
도시사회학자 매슈 데스몬드는 《쫓겨난 사람들》에서 8가구의 2년을 추적했다. 밀워키의 낡은 집들이었다. 집주인과 세입자들의 일상을 기록했다. 퇴거 통보가 오고, 짐을 싸고, 다시 방을 구하는 과정. 그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아를린은 아이 둘과 함께 2년간 다섯 번 이사했다. 집세가 밀릴 때마다였다. 스콧은 트레일러에서 쫓겨나 간호시설로, 다시 형 집으로 떠돌았다. 라마는 13년 살던 집에서 나와야 했다. 천장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수리비가 집세보다 비쌌다.
부동산 가격지수는 이런 이야기를 담지 않는다. 5년 초과 아파트가 몇 퍼센트 올랐는지만 보여준다. 그 5년, 10년, 20년 동안 그 집에서 일어난 일들은 통계에 없다. 아이가 태어나고, 부모가 늙고, 가족이 흩어진 시간들.
데스몬드가 만난 집주인들도 나름의 계산이 있었다. 셰레나는 낡은 집 두 채로 월 2천 달러를 벌었다. 수리비를 아껴야 했다. 토빈은 트레일러 파크를 운영했다. 131채 중 절반이 비었다. 그도 빚에 쫓겼다.
당신이 사는 집은 몇 년 됐을까. 그 시간 동안 무엇이 변했나. 벽지가 바랬고, 보일러가 고장났고, 옆집 사람이 바뀌었을 것이다. 부동산원 통계에는 없는 변화들이다.
정책은 숫자를 쫓는다. 공표주기를 단축하고,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대응 속도를 높인다. 투기를 막겠다는 의도다.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집은 투기의 대상이기 전에 누군가의 시간이다.
데스몬드는 묻는다. 왜 어떤 사람들은 계속 쫓겨나야 하는가. 왜 집이 있는데도 집이 없는 것처럼 살아야 하는가. 가격표 뒤에 숨은 시간의 불평등을 어떻게 볼 것인가.
당신의 집값이 올랐다면, 혹은 내렸다면, 그것은 당신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숫자일 뿐인가, 삶의 시간인가. 뉴스는 전자만 보여준다. 후자는 당신이 채워야 한다.
